항문에 손 넣고 꼬리뼈 교정하다 인대 손상… “병원 손해배상 책임”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않고 도수치료를 하다 인대를 다치게 한 병원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민사 22단독 채승원 부장판사는 A씨가 도수치료를 받았던 병원 운영자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A씨는 허리·꼬리뼈 통증으로 2021년 2~3월 B씨의 병원을 찾아 도수 치료를 받았다. 물리치료사는 A씨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꼬리뼈를 펴는 미추 교정과 함께 샅굴 부위를 손으로 압박하는 치료를 진행했다.
이 치료를 받은 이후 통증이 생긴 A씨는 다른 병원을 찾아 진단 받았다. 그 결과 ‘오른쪽 고관절 서혜(샅굴 부위) 인대 염좌’ 소견을 받았다. 이에 A씨는 물리치료사의 과실로 다쳤다며 치료비 249만원과 위자료 1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해당 병원이 치료 과실과 설명 의무 위반했다는 A씨의 주장을 인정했다.
재판장은 “B씨 병원에서는 A씨의 통증 부위와 상태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않았다”며 “의사와 협의·소통 없이 물리치료사가 불필요한 꼬리뼈 교정, 장요근 이완 명목의 샅굴 압박이라는 방법의 치료를 했고, 필요 이상의 물리력이 가해져 A씨를 다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추 교정은 꼬리뼈 골절 위험, 다리 신경 마비, 신경통 발생의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어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지만, B씨 병원에선 그 누구도 A씨에게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며 “B씨는 샅굴 부위·고관절의 염좌 내지 긴장으로 인한 손해를 A씨에게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다만 재판장은 A씨가 심사숙고하지 않고 미추 교정을 요청한 점, 치료 과정에 발생한 통증에 대해 명확하게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도수치료가 A씨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시행된 점 등을 감안해 손해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A씨에게 지급할 별도 위자료는 400만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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