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동행 끝…KCC 연고지 이전의 쟁점은 '체육관 신축'
KCC, 2023-24시즌부터 부산으로 연고지 옮겨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농구 KCC 이지스가 전북 전주를 떠나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한다. 무려 22년의 긴 동행이 마침표를 찍은 것인데, 떠나게 된 배경을 두고 농구단과 전주시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는 것을 승인했다.
이로써 2001년 5월 대전 현대 걸리버스를 인수, 연고지를 대전에서 전주로 이전한 KCC는 22년 만에 다시 부산으로 터전을 옮기게 됐다. KCC의 홈 경기는 2023-24시즌부터 기존 전주실내체육관이 아닌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치르게 됐다.
농구단을 잃게 된 전주시는 KCC의 연고지 이전 과정에 시와의 사전 교감이 전혀 없는 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전주시는 입장문을 통해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이전을 결정한 KCC의 어처구니없는 처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KCC 구단은 연고지 이전설을 언론에 슬며시 흘린 뒤 보름 만에 군사작전 하듯 KBL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했다. 이 과정에서 전주시와의 협의는커녕 통보도 없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구단의 입장은 다르다. 최형길 KCC 단장은 이에 대해 "전주시와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 시끄러웠다. 구단은 원만하게 수습하기 위해 인내하고 자제했지만 더는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후 깊은 고민 끝에 연고지 이전을 최종 결정했다"며 연고지 이전의 원인은 전주시에 있다고 반박했다.
국내 프로농구 최고 인기를 자랑하던 KCC가 연고지를 이전한 데에는 지지부진한 체육관 건립 문제가 컸다.
KCC가 홈구장으로 사용한 전주실내체육관은 1973년에 지어져 시설 노후화 등 환경이 열악했다. 이 때문에 KCC는 2016년 연고지 이전을 검토, 수원으로 옮기려 했다. 당시 김승수 전주시장이 연고지 이전을 막기 위해 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을 찾아가 체육관 신축을 약속했고, KCC도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새 체육관을 짓겠다는 전주시의 약속과 달리 관련 사업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전주시는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 해당 부지에 프로야구 KT 위즈의 2군이 사용할 야구장을 2026년까지 짓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주실내체육관 부지를 소유한 전북대가 국책 사업인 캠퍼스 혁신파크 조성사업을 위해 2025년까지 체육관 철거를 결정, KCC는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떠돌이 신세가 될 처지가 되면서 연고지 이전 카드를 꺼냈다는 게 KCC 구단의 설명이다.
최형길 KCC 단장은 "7년 전에도 연고지를 옮기려다 전주에 남았고, (전주시의 약속대로) 체육관 신축을 기대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건립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의사도 있었다. 그렇게 막연하게 기다렸는데 신뢰 관계가 깨졌다. 전주와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4월에 지역 국회의원이 체육관을 (구단 차원에서) 직접 건립하라는 요청을 했다. 그때부터 기류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6월에 (체육관 부지에) 야구장 건립 기공식을 하더라. 우리는 체육관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전주시가 우리와 동행하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전주시는 KCC의 연고지 이전 배경 설명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쟁점이 된 전주실내체육관의 사용 기한은 2025년이 아닌 2026년이며, 그 안에 새 체육관도 완공할 계획을 세워놓은 만큼 떠돌이 신세가 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다.
전주시는 "시는 연고지 이전설이 나온 뒤 KCC에 '전주실내체육관의 철거 시기가 2026년 이후로 연기돼 체육관을 비워주지 않아도 된다. 복합스포츠타운에 건립할 새로운 홈구장도 보조경기장을 포함해 202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주시는 "그럼에도 KCC는 전주시와 만남은 피하면서 '전주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되풀이하며 마치 짜놓은 각본처럼 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왜 연고지를 배신하고 무리하게 이전을 추진했는지 그 답이라도 듣고 싶다"고 토로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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