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대란' 아르헨티나…8개월간 임대료 두배 이상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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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만 3가구가 이사했다고 설명하는 아파트 경비 카를로스(44)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후안(67)은 현재 대학교에 다니는 아들들이 아파트 월세를 8만 페소(약 29만원, 이하 공식환율 기준) 정도 내고 있었는데 재계약을 앞두고 주인이 6배 이상 오른 50만 페소(약 181만원)를 요구해서 겨우 그보다 더 저렴한 아파트를 구해서 이사하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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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9월 월세 계약이 만기 되는데 주인이 재계약을 하려면 6배를 더 달라고 해서 이사하는 중이다"
이번 주에만 3가구가 이사했다고 설명하는 아파트 경비 카를로스(44)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후안(67)은 현재 대학교에 다니는 아들들이 아파트 월세를 8만 페소(약 29만원, 이하 공식환율 기준) 정도 내고 있었는데 재계약을 앞두고 주인이 6배 이상 오른 50만 페소(약 181만원)를 요구해서 겨우 그보다 더 저렴한 아파트를 구해서 이사하는 중이라고 했다.
후안의 경우는 집주인이 월세를 무려 6배나 올린 특이한 케이스이지만, 그가 새로 구한 저렴한(?) 아파트는 기존보다 4배 더 비싼 32만 페소(약 116만원)라고 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월세 구하기 대란 중이다.
현지 언론은 75년 만의 최악의 월세 위기라면서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월세 물량의 60% 이상이 임대료를 현지화인 페소 대신 미국 달러로 책정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월세는 천정부지로 올라 8개월 동안 114%가 급등해 물가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문제는 월세 급등에 천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매물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예비선거 하루 뒤인 14일(현지시간) 정부가 공식환율을 무려 22%나 올리자, 월세시장은 더욱 출렁이기 시작해서, 일부 지역은 이미 90% 이상이 월세가 달러로 책정이 되었다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왜 아르헨티나의 월세 매물은 급감하고 가격은 급등했을까. 이는 2020년 제정된 임대차법 때문이다.
아르헨티나 임대차법은 2019년 중도우파 당인 '변화를 위해 함께' 당의 발의로 2020년 국회를 통해 제정되었다.
이 법은 기존의 2년 계약기간을 3년으로 늘렸으며, 6개월마다 인상할 수 있던 월세를 중앙은행의 월세 지수(ICL)를 사용하여 1년에 한 번만 인상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법이 제정되었을 때는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이 계속 폭등하면서 1년마다 한 번 가격을 올린다는 조항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서 악수가 되었다.
대부분의 집주인들은 월세 매물을 대거 거둬들이거나 1년 후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월세를 미리 대폭 올려 계약을 시도하면서 매물도 없고 가격은 폭등하는 악순환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 폭락으로 미국 달러를 소지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아르헨티나가 '쇼핑천국'이 되면서 집주인들은 집을 월세 대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단기 임대 형식으로 전환하면서 이러한 악순환이 가속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하원은 임대차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이다.
개정되는 임대차법은 계약기간을 다시 2년으로 되돌리고 월세 변경 가능 시기를 1년에 한 번에서 4개월에 한 번씩 연간 총 3번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중도우파 야당은 자신들의 실패작인 임대차법을 완전히 폐지하던지 빨리 개정하자고 촉구하고 있으며, 중도좌파 여당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며 대립 중이다.
국회에서 여당과 야당이 서로 논쟁하는 동안, 법의 개정을 기다리고 있는 집주인들은 매물을 풀고 있지 않으며, 계약을 연장할 수 없는 임차인들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애태우고 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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