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맞춤형 AI 만들어요”···IT업계 B2B 시장 각축
기업 업무를 돕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툴이 앞다퉈 공개되고 있다. 오픈AI에 이어 구글이 기업용 AI 서비스를 선보이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경쟁을 벌이게 됐다. 네이버 등도 국내 기업 맞춤형 AI 출시를 예고하며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는 AI 개발과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 모델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활용 범위에 맞는 AI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29일(현지시간) 구글은 연례 컨퍼런스에서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생성형 AI 기반 도구인 ‘듀엣AI’를 선보였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구글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협업 소프트웨어 도구로, 세계 이용자가 30억명을 넘는다. 듀엣 AI는 AI를 이용해 회의 내용을 메모·요약하고, 이미지 등을 생성한다.
구글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직원 1인당 30달러(약 4만원)의 요금을 책정했다. 경쟁 서비스인 ‘MS 365 코파일럿’과 같은 금액이다. 지난달 출시된 MS 365 코파일럿은 사무용 소프트웨어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서비스다.
오픈AI도 최대 투자사인 MS와 동맹이 깨질 우려를 감수하며 기업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오픈AI는 전날 MS 제품과 경쟁하는 기업용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내놨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최신 거대언어모델(LLM) GPT-4를 기반으로 만들어, 일반인이 돈을 내고 쓰는 유료 챗GPT 보다 2배가량 빠르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는 “코딩 등 새로운 기술의 학습을 돕고 기업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며 “서비스 개선을 위해 기업으로부터 나온 정보를 사용하지 않아 (기업의) 재산정보보호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고 소개했다. MS는 생성형 AI 기술 접근을 위해 오픈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오픈AI의 지분 49%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픈AI의 기업 시장 진출을 필연적인 수순으로 보고 있다. 월 20달러의 챗GPT 플러스는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지만, 운영비와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챗GPT 운영 비용은 하루 평균 70만 달러(약 9억2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들도 B2B 시장에서 각축전을 예고했다. 지난 24일 새로운 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네이버는 10월부터 다른 기업들이 LLM을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툴 ‘프로젝트 커넥트X’와 AI 기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 등을 준비하고 있다. 가격은 미정이다.
SK텔레콤은 자체 LLM인 ‘에이닷’을 비롯해 AI 전문기업 엔트로픽과 코난테크놀로지의 모델을 제공, 기업이 골라서 쓸 수 있는 ‘멀티 옵션’을 제시할 예정이다. LG AI연구원은 논문 등을 학습한 ‘엑사원(EXAONE) 2.0’을 토대로 전문가용 대화형 플랫폼 ‘유니버스’ 등의 사업화를 추진한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게임 개발을 돕는 ‘VARCO(바르코)’를 공개하고, 삼성SDS도 내달 기업용 AI 서비스 청사진을 소개한다. 그 외 스타트업들은 기업의 사용 범위와 수준에 맞춰 매개변수를 조절할 수 있는 소형거대언어모델(sLLM)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모델을 국내 기업이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방식으로 쓸 경우 데이터 유출과 기술 종속 우려 등이 뒤따르고, 메타의 라마 등 공개된 AI는 한국어 성능이 낮은 한계가 있다”며 “AI 경쟁이 산업별로 필요한 만큼 구체적인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옮겨붙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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