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뉴스] "저위험 권총 3만 정 보급"...떨떠름한 일선 경찰들, 왜?
저위험 권총, 9mm 탄알 사용…살상력 크게 낮춰
목·머리 등 취약 부위 명중하면 치명상 불가피
"하체에 사용하도록 하는 지침 마련할 것"
[앵커]
정부가 치안 강화 대책 일환으로 3년 동안 3만 정에 달하는 저위험 권총을 일선 현장에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일선 경찰관들은 장비가 없어서 사용을 못 하는 게 아니라며 떨떠름한 반응입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윤성훈 기자!
우선 저위험 권총이 무엇일까요?
[기자]
지금 화면에 보이는 권총이 바로 저위험 권총인데요,
국내 업체가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개발했습니다.
기존 권총 무게보다 40% 가벼운 512g으로 반동과 소음이 적은 게 특징입니다.
또, 9mm의 저위험탄을 사용해 허벅지에 명중했을 때 최대 6cm까지 파고들도록 설계됐습니다.
기존 권총과 비교하면 위력이 10분의 1 수준입니다.
그러나 저위험 권총이라고 해도 머리나 목 등 취약한 부위에 명중시킬 경우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찰도 저위험권총을 하체에 쏘도록 하는 내부 지침을 만들 계획입니다.
[앵커]
앞으로 보급 계획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경찰청은 현재 검증용 장비 100정을 사서 검증과 보완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올해까지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보급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3년 동안 저위험권총 2만9천 정, 기존 38권총 2만2천 정 등 모두 5만천 정을 지역 경찰, 다시 말해 지구대, 파출소 등에 근무하는 경찰관에게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국적으로 5만 명에 이르는 지구대·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모두 총기를 1정씩 소지할 수 있게 됩니다.
경찰은 이후 형사과 등 다른 기능으로까지 보급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다만, 저위험 권총과 38권총을 어떤 식으로 나눠서 소지하게 할지 등의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저위험 권총을 실제로 사용하게 될 경찰 내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경찰관들은 저위험권총이 기존 권총보다 실효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살상력이 낮고 가볍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긍정적인 반응보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더 많았습니다.
YTN 취재진과 통화한 기동대 소속 경장은 테이저건만 사용해도 난리가 난다며 우려했습니다.
맞은 사람이 다칠 경우 소송이 들어오고 피곤해진다는 건데요,
형사과 소속 경위도 총기를 사용했을 때 경찰 직위를 안정적으로 보장할 제도가 마련되지 않으면 실제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이미 테이저건도 보급된 가운데 장비가 없어서 사용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책임져야 하는 일이 생길까 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효성을 기대하려면 장비 사용에 따른 면책 제도를 뒷받침하는 게 먼저라는 얘기입니다.
[앵커]
경찰 외부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우선 전문가들은 저위험 권총의 경우 인명을 해칠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데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다만, 경찰관들의 면책 조항이 강화돼야 제도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총기) 사용 이후에 혹시 있을 수도 있는 여러 형태의 책임에서 국가가 상당 부분 감소시켜주는 현실성 있는 사용의 전제 조건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주먹구구식 대책이라고 비판합니다.
최근 잇따르는 흉악 범죄 원인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없이, 단순히 경찰력을 키워 대응하겠다는 논리라는 겁니다.
이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재혁 /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간사 : 이렇게 경찰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갔을 때 첫 번째로 문제가 해결되겠느냐, 두 번째로 이게 이제 오남용에 문제는 없느냐 이런 식으로 고민이 되는 거죠.]
특히, 자칫 과잉 대응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만큼, 이를 막을 장치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제작: 장아영
#지금이뉴스 #1인1권총 #저위험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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