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기생충이 인간에 감염…우울증·건망증 앓던 여성 뇌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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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과 우울증을 앓던 호주 여성의 뇌에서 8cm 크기의 기생충이 발견됐다.
주로 비단뱀 체내에서 발견되는 이 기생충이 사람 몸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비단뱀의 배설물을 통해 풀에 묻은 회충이 풀을 사용한 요리를 통해 여성의 체내로 들어갔을 것이라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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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과 우울증을 앓던 호주 여성의 뇌에서 8cm 크기의 기생충이 발견됐다. 주로 비단뱀 체내에서 발견되는 이 기생충이 사람 몸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간의 체내에서 병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30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출신의 한 여성은 2021년 복통, 설사, 발열 등을 호소하면서 지역병원에 입원했다. 이듬해부터 건망증과 우울증 증세를 보였으며 이후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를 진행한 결과 뇌병변이 발견됐다. 곧 뇌병변에 대한 생검이 이뤄졌고 의사들은 길이 약 8cm에 둘레 0.1cm인 기생충을 찾아냈다. 기생충은 뇌 속에서도 살아서 꿈틀대고 있었다.
기생충의 정체는 '오피다스카리스 로베르시'란 이름의 회충으로 확인됐다. 주로 비단뱀의 체내에서 서식한다. 전문가들은 비단뱀의 배설물을 통해 풀에 묻은 회충이 풀을 사용한 요리를 통해 여성의 체내로 들어갔을 것이라 추정했다. 실제 이 여성은 자연에서 채집한 풀을 요리에 사용하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이 회충이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여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호주 연구팀은 회충이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조사를 주도한 호주 캔버라병원의 카리나 케네디 교수는 "증상 초기에 회충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장을 통해 들어간 회충이 간이나 폐와 같은 다른 장기로 이동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뇌 수술을 받고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정신과적 증상이 일부 남아있다. 케네디 교수는 "이번 사례는 뱀 기생충의 인간 감염사례가 추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정원을 가꾸거나 사료를 만진 후에는 손을 깨끗히 씻고, 요리에 사용되는 재료도 표면을 철저히 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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