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신고서 내라"만 세 번째 …진원생명과학, 유증 물건너가나
대표, 작년 보수 총 94억원…회사는 18년째 적자
"특정임원 보수, 회사 재무상태 및 손익 큰 영향"
"주간사와 협의해 진행…유증 철회는 안해"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진원생명과학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세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 19년째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회사임에도 대표이사의 보수는 연 100억원에 육박한 점, 2020년부터 작년까지 5차례에 걸쳐 유증 및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외부자금이 2457억원에 달하는 점 등에 대한 지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진원생명과학이 유증을 계속 추진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진원생명과학은 "현재 유증을 철회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시 주어진 3개월 안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제출하기로 했다.
30일 진원생명과학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진원생명과학에 따르면 금감원은 "8월 17일 제출된 진원생명과학 증권신고서 심사결과 △증권신고서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아니한 경우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않은 경우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번은 금감원의 세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5월 818억원(현재 667억원으로 축소) 규모 유증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감원에서 계속 정정을 요구하면서 유증 일정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세 번째 정정 요구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 같은 달 유증을 결정한 클리노믹스, CJ바이오사이언스 등은 이미 유증 자금 납입까지 마쳤다.
진원생명과학은 앞서 두 번의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연구개발 진행정도 △구체적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 자금 사용내역 △박영근 대표, 조병문 전무 등 경영진 급여 및 법인카드 사 내역 △수주계약 내용 △과거 임원 증자 참여현황 △배임 이슈에 따른 위험 등 내용을 보강해 공개했다. 하지만 이번 유증 당위를 뒷받침하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진원생명과학은 3개월 내 또 한번 유증 당위를 보강해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기간을 초과하면 자본시장법에 따라 유증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지난 3년간 잦았던 자금조달, 오랜 적자 속 박영근 대표의 과한 보수 수준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진원생명과학은 유증으로 △2020년 1월(납입일 기준) 198억원 △2020년 7월 764억7500만원 △2021년 9월 1137억6000만원을, 전환사채 발행으로 △2020년 11월 240억원 △2022년 4월 117억원을 조달했다. 총 2457억3500만원 규모다. 이번 유증까지 합산하면 지난 3년간 진원생명과학이 조달하려는 자금은 총 3124억3500만원으로 늘어난다.
박 대표는 2021~2022년 진원생명과학과 자회사 VGXI로부터 연간 100억원에 육박하는 보수를 받았다. 진원생명과학에서 2018년 23억원, 2019년 18억원, 2020년 41억원, 2021년 68억원, 2022년 56억원, 올 1~6월 20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VGXI까지 합산하면 박 대표 보수는 2018년 38억원, 2019년 45억원, 2020년 81억원, 2021년 100억원, 2022년 94억원, 올 1~6월 24억원으로 늘어난다. 진원생명과학이 2004년부터 작년까지 영업적자를 내고, 올해도 영업적자 가능성이 큰 상황이란 점에서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박 대표의 책정된 보수는 그 동안 진원생명과학 영업적자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급여는 영업이익 산출 전 차감하는 비용(판매·관리비)이기 때문이다. 진원생명과학도 증권신고서 내 '배임 이슈에 따른 위험'을 고지하는 부분에서 "지속적인 대규모 적자에도 박영근 대표이사에 2020년부터 현재까지 약 186억원, 조병문 전무이사에게 약 36억원을 지급했다"며 "특정 임원들에게 지급됐던 급여 및 상여금 등은 회사의 재무 상태 및 손익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단 진원생명과학은 또 한번 증권보고서를 정정해 제출하겠단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와 관련해선 주간사와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유증 철회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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