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정율성 기념공원 사업' 논쟁...그는 누구인가? [앵커리포트]
정치권 이념 공방의 중심에 선 인물, 앞서 홍범도 장군에 대해 알아봤는데, 이번엔 정율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정율성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항일, 북한, 중국
먼저 정율성은 광주 출신의 항일운동가입니다.
광주에서 태어나 19살이 되던 해에 중국 난징으로 넘어간 정율성은, 음악 공부와 독립운동 업무를 병행하던 중 1939년 중국 공산당에 입당해 중국 인민 해방 군가인 '팔로군 행진곡'을 작곡했고, 해방 전까지 화북 조선 청년 연합회 등에 소속돼 항일 운동도 계속했습니다.
해방 이후, 정율성은 북한으로 귀국하는데요.
북한에서 조선 인민국 구락부 부장, 인민군 협주단 단장으로 활동하면서 '조선 인민군 행진가' 등 북한군 군가를 작곡하죠.
최근 정율성 문제 제기에 앞장서고 있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정율성을 공산당 나팔수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중국 인민지원군으로 6·25 전쟁의 전선에서 북한군 위문 활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율성은 6·25 전쟁이 끝나기 전, 중국 국적을 취득한 뒤 중국으로 돌아가 작곡 활동에 매진합니다.
가곡, 군가, 동요 등 300여 곡을 작곡했고, 지금까지 중국인들이 존경하는 3대 음악가 중 한 명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결국, 항일 운동을 했으면서 공산당에 입당했고, 북한 군가를 작곡했지만, 중국에서는 현대 음악의 대부로 칭송받는,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이력 때문에 이념 공방의 중심에 서게 됐는데요.
처음부터 이념 논쟁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1988년 노태우 대통령 재임 시절, 당시 서울 올림픽을 추진하면서 '한중 우호의 상징'으로 중국에서 추앙받는 정율성의 아내 정설송을 초청합니다.
정설송 역시 저우언라이 중국 초대 총리의 수양딸이자 중국 최초 외국 주재 여성 대사로 알려져 상징성 있는 인물이었죠.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정율성은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의 구심점으로 자주 조명됐고, 광주에 있는 정율성 생가에 중국인들의 발길도 늘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5월, 광주시는 동구 불로동 일대에 정율성 역사 공원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4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4월 마무리될 예정인데요.
완공을 8개월 남짓 앞두고 뿌리 깊은 이념 논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겁니다.
어떤 논쟁인지 양측 입장 들어보시죠.
[강기정 광주시장 /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그렇지요. 보수 정부부터 노태우 정부, 김영삼 정부, 박근혜 정부, 그리고 문재인 정부까지 역대 중앙정부, 보수든 진보든 중앙정부에서 정율성 기념사업을 앞다퉈 했단 말입니다. 이런 사업을 지금 왜 이 시기에 이렇게 논란을 일으키는지를 저는 정말 몹시 서운하고 알 수가 없는 거지요.]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과거 정부가 했으니까 또 시진핑 주석이 찬양한 인물이니까 이런 것은 변명일 뿐이고. 또 따지고 보면 과거에 노태우 정부다, 박근혜 정부다 하는데 그 당시 때는 그냥 일회성으로 음악으로서 또 잘 모르는 상태에서 조인을 한 거죠. 가담을 한 건데 지금 역사기념공원이란 것은 일회적 사업이 아니라 영구적인 사업이고 단순히 음악으로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일생을 거의 위인으로 지금 기념하자는 거 아니겠습니까?]
정치권 논쟁에 이어 지역 보훈단체와 일부 5·18 단체까지 가세하면서 대립은 격화하고 있는데요.
앞서 전해드린 정율성의 과거 행적을 두고도 해석차가 큰 만큼 당분간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박석원 (anc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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