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애 혼내고 후회하고... 나만 왜 이렇게 육아가 힘든 걸까?"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오늘도 애가 운다. 또 운다. 왜 우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엄마 아빠 말 다 알아듣는 것 같은데 결정적인 순간엔 모르쇠다. 책과 미디어를 통해 배운 훈육 기술을 동원해보지만 애는 요지부동. 단전 끝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르고 결국 참으려 했던 외마디를 내뱉는다.
"야!!!!!!!!!!!"
애는 영문도 모르고 울고 나도 같이 옆에 쪼그려 앉아 운다. 다른 엄마들 SNS를 보면 애랑 같이 행복한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들고, 지치는가. 아이가 자라면서 그런 때가 있다고는 하는데 참을 수 없는 순간들이 너무 많이 온다. 아침에 눈 떠서 밤에 잠 들 때까지, 먹이고, 놀리고, 재우고, 매 순간 전쟁이다.
베이비뉴스는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베뉴스튜디오에서 아동심리전문가인 박현숙 마인드카페 원장을 초빙해 '당신만 육아가 힘든 이유 QnA'를 주제로 부모4.0 맘스클래스 라이브를 진행했다. 박현숙 아동심리전문가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아동심리치료전공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심리상담센터 마인드카페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현숙 원장과 함께 한 방송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베이비뉴스와 공무원연금공단 유튜브 채널에서 동시 송출됐으며, 용인시 아이조아용 설렘박스 지원자들도 함께했다.
◇ 사연1. 안녕하세요. 육아가 너무 힘든 5살 아들맘입니다
"안녕하세요. 육아가 너무 힘든 5살 아들맘입니다. 저희 아들은 에너지가 넘쳐서 시도 때도 없이 밖에 나가자고 해요. 이 더운 날씨에 한두 시간씩 놀이터에서 놀다 오면 저는 지쳐 쓰려지는데 아들은 또 블록을 갖고 와서 같이 놀아달라고 떼를 쓰곤 해요. 이제 잠을 잘 시간이라고 블록을 정리하면 그때부터는 온갖 트집을 잡으며 자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네요. 결국 제가 소리를 지르고, 아이는 울고 불며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매일매일이 버겁고 힘들어요. 제가 엄마가 되기엔 부족한 걸까요? 다른 집 아이들은 잘만 크는 것 같은데 왜 저만 육아가 이렇게 힘든 걸까요?"
이 사연에 대해 박현숙 원장은 "아이의 행복을 책임지고 다 해주려고 노력할 필요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보통 아이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아이를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데 그게 잘 안돼서일 때가 많다. 그래서 아이가 '내가 생각한 사람'의 모습이 아닐 때 훈육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니 화가 난다는 것. 아이가 '왜 그러는가'에 대해 행동을 이해한다면 해결 방안이 생기는데 '이상적'인 사람으로 접근하면 어렵기만 한 게 육아라는 말이다. 때문에 '정서 발달단계'를 이해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박현숙 원장이 제시한 '육아가 쉬워지는 우리 아이 정서발달 5단계'는 ▲'1단계: 0~만 18개월-애착/신뢰감' ▲'2단계: 만 19~36개월-자율성/통제감' ▲'3단계: 만 37개월~만 5세-사회화/주도성' ▲'4단계: 만 6세~만 11세-근면성/생산성/법과질서' ▲'5단계: 만12세~성인전기-정체성'으로 구분한다. 우선 1단계 0~18개월은 애착과 신뢰감이 아이에게 생기는 시기다.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용변을 봤을 떄 기저귀를 갈아주는 과정을 일관성있게 해줄 때 애착과 신뢰가 생긴다.
2단계 만 19~36개월은 해보고싶은 욕구가 커진다. 이 때의 중요한 발달과업은 바로 '기저귀 떼기'다. 내가 싸고싶을 때 싸고, 참아야할 때 참으면서 자율과 통제를 함께 배운다. 내 몸이 내가 하고싶은 대로 되는구나, 이걸 내가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끼며 아이는 자기 유능감을 느낀다. 이때 부모들이 과잉보호하며 위험해보이는 행동을 막는데, 아이가 실패하면서 해낼 수 있는 경험을 연습할 기회를 줘야한다. 안전한 것만 제공하는 건 실패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과 같다.
3단계 만 37개월~만 5세는 사회화와 주도성이 동시에 이뤄지는 시기다. 내가 주도하고, 모든 걸 조종하고 싶지만 그러면서도 친구와는 잘 놀고싶은 마음이 동시에 커나가는 때다. 이때를 잘 보내야 초등학교에 가서 친구관계나 기관 적응이 쉽다. 이때 부모들이 쉽게하는 실수가 있는데 하나는 '친구에게 양보해'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야지'를 반복하는 것이다. 이러면 아이는 친구를 만났을 때 양보만 해야하고 주장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 다른 극단적인 경우 '저 친구랑은 놀지 말자'고 선을 긋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다양한 친구를 경험할 기회를 잃는다.
4단계 만 6세~만 11세는 학교에 가는 시기고, 아이들이 스스로 해나가는 시기다. 아이를 믿고 아이가 스스로 하는 것에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부모가 고민해야 할때다. 마지막 5단계 만12세부터 성인전기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기회를 줘야 한다. 부모가 원하는 방식으로 억지로 끌고가선 안 된다.
다음은 라이브 방송 중 시청자들의 질문에 대해 박현숙 원장의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Q. 36개월 남아, 엄마한테만 유독 꼬집고 힘으로 덤빈다. 장난으로 그러는 것 같긴한데 그러지 말라고 해도 그런다. 날 친구로 생각하나?
"애가 어떤 의도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엄마는 '재미'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행동이 재밌는 게 아니라는 걸, 니가 재미있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아이가 엄마를 꼬집었을 때 아프다는 표현을 명확히 하고, 심심하구나, 엄마랑 재미있게 놀고싶구나, 그런 거라면 엄마 같이 놀아요라고 말하는 거야라고 알려줘야 한다. 단순하게 반응할 것. 훈육을 강하게 하려고 한다거나, 화를 너무 내거나, 반대로 애가 너무 상처받을까 싶어 내색을 안한다면 상황은 반복된다. 잘못된 건 가르쳐줘야 안다."
Q. 8개월 아기 키우고 있는데 다른 집 아이들 보다 우리 아이가 좀 늦는 게 보이면 걱정된다.
"돌 이전이라면 보름~한 달의 차이는 지켜볼 것. 너무 궁금하다면 발달 관련 체크리스트를 참고하고, 이 시기에는 신체발달만 다른 아이와 비교했을 때 크게 늦지 않다면 다른 발달도 늦지 않다고 믿고 가야 한다. 신체발달 정도를 보고 인지발달과 정서발달을 유추할 수 있다."
Q. 만 3세 아들 키우고 있는데 아무리 놀아줘도 아이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아 고민.
"아이 연령과 발달에 맞는 적절한 놀이 방법 아는 게 우선이고, 아이에게 엄마도 엄마 일을 해야할 때가 있다는 걸 이해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근데 이 때 아이들이 완벽히 그걸 받아들이긴 어렵다. 알아둘 건 항상 아이와 뭔갈 같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빨래를 개야 하는데 아이가 놀자고 한다면 빨래 개면서 관심을 주면 된다. 빨래 개야할 거 다 제쳐두고 아이에게만 집중하고 뭔가 해줘야 한다는 느낌이라 놀이가 힘든 거다. 종일, 아이랑, 신나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것."
Q. 자기주장 너무 강한 5세 딸아이. 잘못 고쳐주려고 하면 '나도 할 수 있어' '나도 그렇게 하려고 했어' '알려주지마!'라고 한다.
"부정문이 아닌 긍정문으로 대응하라. '나도 할 수 있어'라고 한다면 '그래 너도 할 수 있구나'라고, '그래'가 중요한 말이다. 해야 할 말은 그 뒤에 할 것."
Q. 13개월된 딸, 너무 활동적이라 힘들다. 너무 활발해서 제가 힘들어하니 주변에서는 어린이집에 빨리 보내라고 하는데 그게 맞는지 모르겠다. 한계를 느낀다.
"에너지 많은 아이들은 활동량을 늘리는 게 방법이다. 어린이집 보내기 좋은 시기는 '엄마가 보내고 싶을 때'다. 아이 보내놓고 엄마가 충전하고 다시 맞이할 때 그 충전한 에너지를 함께 나누면 된다."
Q. 육아하면서 발달, 교육, 건강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쓰려니 지친다. 어떤 걸 내려놔도 될까?
"엄마의 강점을 먼저 생각해라. 내가 살림은 잘 못해도 애랑 잘 놀아줄 수 있다면 잘하는 걸 하면 된다. 완벽한 엄마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제일 위험하다."
Q. 5개월 아이 키우는데 남편과 부부싸움 후 아이를 봐도 말이 안 나온다. 우울감 느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남편과 관계가 단기적 문제라면 대화로서 해결하고, 산후우울증 등이 있다면 망설이지말고 아이 돌 되기 전에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해결해야 한다. 엄마가 우울하고 힘든 순간부터 다같이 힘들어진다. 병원이든, 지인이든, 가족이든 꼭 도움을 받아야 한다.
제 경우도 큰아이 낳고 산후우울증이 있었다. 그리고 좀 지나서 둘째를 낳았는데 왜 첫째때 산후우울증이 있었을까 생각해보니 나는 사람과 교류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아이 낳고 고립됐다는 느낌과 아이를 혼자 케어하는게 힘들었다. 그래서 둘째를 낳고 퇴직상태였는데 남편에게 '마이너스 통장에서 천만원만 꺼내서 쓸게'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산후우울증이 오지 않도록 다양한 일을 했다. 요즘 엄마들은 사회적 성취를 알고 경험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육아는 성취감이 당장 오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면서 적절한 효능감을 느껴야 하는데 양육효능감은 쉽게 안 온다. 순간순간 나의 삶을 가꿔 나가면 편안한데 내 삶을 아이에게 맞추면 우울증으로 간다. 내 삶을 적절히 찾는 게 중요하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박현숙 원장은 라이브에 참여한 시청자 중 5명을 선정해 마인드카페에서 진행 중인 부모양육태도검사 무료 이용권을 깜짝선물로 증정했다. 부모양육검사는 '내가 양육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내가 우리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지' 궁금할 때 받을 수 있는 검사다.
한편 이날 방송 사전참가신청 후, 베이비뉴스와 공무원연금공단 유튜브채널 구독, 좋아요, 알림까지 설정하고 방송 중 출제된 문제를 맞힌 시청자 중 추첨을 통해 리안 '레브 휴대형 유모차', 포그내 '맥스 올인원 아기띠', 크림하우스 '논슬립 프리 폴더매트', 에르고베이비 '엠브레이스 에어메쉬', 홀라 '러닝 소방차', 타이니러브 '뮤지컬 네이쳐 스트롤 트레져 디 오션', 하이웰 '초유츄어블플러스', 하이웰'초유파우더 스틱', 아토팜 '스페셜 케어세트', 웨일북 '0~5세 골든 브레인 육아법', 슈퍼셀 '슈퍼셀원 BP유산균', 슈퍼셀 '슈퍼셀투 DB유산균', 블루래빗 '미니카 퍼즐 2종세트', 야미콘 '유아식기 키즈세트', 야미콘 '유아식기 베이비세트', 비앤비 '베이비로션'을 선물로 증정한다.
9월 부모4.0 맘스클래스는 9월 22일 오후 2시부터 최치현 서울알파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을 초대해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QnA'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사전신청 후 베이비뉴스와 공무원연금공단 유튜브 채널 구독 좋아요 알림설정 후 방송 중 출제되는 깜짝 퀴즈의 정답을 맞히면 상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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