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두 남매 살해한 친부…"70대 어머니가 아이들 학대해서"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야산에서 살해한 친부가 모친과의 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30일 김해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두 자녀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전날 긴급 체포된 50대 친부 A씨는 이날 새벽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살해 동기에 대해 "모친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평소 모친인 70대 B씨가 자녀들을 괴롭히고 학대해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혼자 세상을 등지려 했으나 자녀들이 남을 경우 B씨에게 계속 피해받을 것이 우려돼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야산에서 살해한 친부가 모친과의 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다만 경찰은 A씨 본인 진술에 의한 것일 뿐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A씨의 여동생은 경찰조사에서 "B씨가 손자, 손녀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의 채무나 경제적 문제 등에는 문제가 없었던 상태로 보고 있다. 또 A씨가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그가 병원을 여러 차례 다니며 수면제도 미리 구한 정황이 나타났다.

A씨는 범행 전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현장학습을 신청한 것은 자녀들과 마지막 추억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A씨는 범행 전 경남 남해와 부산 등을 오갔으며 범행 전날에는 부산에 들러 자기가 졸업한 고등학교를 보여주고 자녀들과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A씨는 경찰에 체포된 후 줄곧 진술을 거부해 왔다. 하지만 경찰이 아이들 장례 문제 등을 언급하며 설득한 끝에 이날 입을 뗐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경찰 조사에서 혼자 살아남은 것에 대한 죄책감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을 표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B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A씨 진술에 대한 사실관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 프로파일러도 동원해 A씨의 심리적 상태를 바탕으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야산에서 살해한 친부가 모친과의 불화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아이뉴스24 포토DB]

앞서 A씨는 지난 28일 새벽 김해시 생림면 한 야산에서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잠들게 한 후 살해한 혐의(살인)로 체포됐다.

A씨는 평소 처방 받았던 수면제를 음료에 타 자녀들에게 먹인 뒤, 자녀들이 정신을 잃자, 캠핑용 휴대 LP가스를 차 안에 틀었다. 범행 당시 A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뒤 경찰에게 발견됐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