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판다”…현대차 SUV, 美 품절대란
팰리세이드·투싼 “생산 늘려달라” 美 법인 요구
울산공장 승용차 라인에서 SUV 생산 전환키로
앨라배마 공장서 내년 초 싼타페 5세대 생산도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 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요 증가에 대응해 국내 수출 물량을 늘리고 현지에서도 생산 라인을 증설해 내년 초부터 양산에 나선다. 국내의 경우 당장 생산 라인을 늘리기 어려운 만큼 승용차(sedan) 생산라인에서 SUV를 대체 생산하기로 했다. SUV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기 모델인 투싼의 경우 ‘공급 부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번 합의에 따라 북미 팰리세이드 생산물량은 내년 3월부터 울산 5공장 1라인에서도 생산하게 된다. 현재 4공장과 2공장에서 생산 중인 팰리세이드의 공급 부족 물량을 공동으로 생산하는 형태다. 또한 투싼 하이브리드(HEV) 물량 중 일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울산 3공장에서 생산한다. 주력 생산공장인 5공장 물량에 추가 생산 물량을 더해 미국향 수출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국내 공장에서 생산할 SUV 핵심 차종(팰리세이드·투싼) 연간 생산량은 내년부터 8만대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투싼 하이브리드(HEV) 차량은 미국 현지에서 순수 전기차 대안 차량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공급 부족까지 겪으면서 현대차 북미 법인이 울산공장에 추가 SUV 생산을 요청했을 정도다. 국내 연간 생산량이 현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자 추가 생산이 어렵다면 캐나다 현지에 공장을 신설해달라는 요구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종별로는 투싼이 누적 11만7954대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싼타페(7만1925대), 팰리세이드(4만5199대) 등 준대형 SUV의 인기도 꾸준했으며, 코나(4만4048대), 싼타크루즈(2만2953대) 등도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제네시스에서는 GV70이 1만3690대 판매됐다.
미국 현지에서도 현대차는 SUV 생산 확대를 위해 증설에 나선 상태다. 지난 16일(현지시각)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생산법인(HMMA)에 2억9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한화로는 4000억원 규모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SUV를 중점적으로 생산하는 거점 중 하나다. 현재 싼타페, 투싼, 싼타크루즈 등 미국 인기 차종을 양산 중이다. 제네시스 GV70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도 올 초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현대차는 HMMA에 신형 5세대 싼타페 생산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또 현재 HMMA에서 생산 중인 투싼과 싼타크루즈 등 SUV 차량 생산 라인에도 1억달러(약 1321억원)를 투입한다.
올 4분기 라인 증설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는 미국 현지에서 신형 싼타페 양산이 본격화하게 된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HEV)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도 앨라배마에서 만들어 현지 친환경차 수요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SUV 차량에 대한 시장 수요가 높고 이에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시장에 수요가 있는 한 기존 차종 중 수요가 적은 쪽을 많은 쪽으로 전환하는 등 생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다원 (d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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