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방부 홍범도 흉상 철거 추진에 “철 지난 색깔론···매국 행위”

신주영 기자 2023. 8. 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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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민주당 전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오염수 방류’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군이 육군사관학교와 국방부 청사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추진하는 데 대해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보다 이념을 앞세우고 있다고 지적하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남조선노동당(남로당) 경력을 들어 홍 장군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전남 무안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방부와 보훈처가 나서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워버리려는 만행에 앞장서고 있으니 이것이 매국 행위가 아니고 대체 무엇이겠나”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한때 남로당원이었는데, 전국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 흉상 다 철거할 것인가”라면서 “독립영웅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해서 윤석열 정권이 얻을 이익이 대체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군이 홍 장군의 소련공산당 가입 이력을 들어 흉상을 철거하려 하는 것을 겨냥해 박 전 대통령의 남로당 경력을 들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는 “매카시가 다시 무덤에서 살아 돌아온 것 같다”면서 “AI 시대 대한민국에 철 지난 색깔론, 반공 이데올로기가 대체 웬 말인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몰역사적이고 반헌법적인 폭거를 당장 중단하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독립군 정신이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임을 윤석열 대통령만 모르거나 애써 무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독립운동가들이 지하에서 피눈물 흘릴 일”이라면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한 것이 육사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역사를 팔아먹은 대통령의 이러한 처신은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길이 기록돼 후손들의 지탄을 받고, 현재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라면서 윤 대통령이 민생보다는 이념을 앞세우는 모습을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은 각자도생이라며 아우성치는데 대통령은 시대착오적인 이념 타령만 하고 있으니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고 말했다.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항일독립전쟁 5영웅 흉상 철거 백지화 및 책임자 처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 쿠테타를 당장 멈추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우 의원은 회견문에서 “독립전쟁 영웅의 명예를 더럽히고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것은 평소 독립운동가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는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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