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또 갈림길에 선 ‘새만금’

김창효 기자 2023. 8. 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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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와 부안군을 잇는 새만금 방조제. 전북도 제공

착공한 지 32년이 된 국책사업 새만금 사업이 기본계획을 다시 세우기로 하면서 전북도와 시민사회단체가 깊은 우려를 표했다.

30일 전북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전날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면서 새만금 사업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78% 삭감한 데 이어 ‘새만금 기본계획’을 다시 작성하기로 했다. 이에 전북도는 “정부 예산안 등 새만금을 둘러싼 여러 상황에 비춰볼 때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단 새만금 개발을 무산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전북의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부와 여권이 표가 필요한 선거철에 새만금 띄우기를 반복하다가, 정작 위기에 몰릴 때는 나 몰라라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익산시을)은 “새만금은 죄가 없다”면서 “정부가 예산을 이렇게 깎는다는 것은 전북 죽이기로 볼 수밖에 없다”며 당 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 ‘희망 고문’을 이제 끝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상진 익산발전연구원장은 “새만금이라는 희망 고문 때문에 우리가 겪은 고통은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다”며 “이제 새만금이 완공되었을 때 누려야 하는 각종 혜택을 지금이라도 현존하는 도시들이 누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수유통을 지속해서 주장해온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전북 몫 지키기 차원에서 원칙 없이 추진된 새만금 간척지 개발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만금 기본 계획 재수립을 계기로 ‘지속 가능한 민·관 공동 조사단’ 구성을 제안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새만금 SOC 사업이 확실한 경제적 효과를 올리려면 현재 시점에서 명확하게 목표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국토부와 새만금개발청 등에 새만금 기본계획을 다시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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