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가구 획기적 지원책에…`헝가리식` 밀었던 나경원 "환영한다"
"2자녀부터 원금도 3분의1씩 탕감…대출 20년후 재정 연 12조, 감내 가능해"
"내 헝가리식 대책도 주거안정, 파격 검토를"…위자료 없는 '등록혼 제도'도 제안
윤석열 정부의 '2024년도 예산안'에서 저출산 대책으로 '출산가구 주거안정' 예산이 예년보다 2조852억원 늘어 8조9732억원으로 편성된 데 대해,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30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인구위기·기후위기를 대표 의제로 정한 그는 "'나경원 표 헝가리식 제도'도 주거안정을 위한 것이었다"며 '뼈 있는 말'도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첫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 간사위원(부위원장)을 맡았으나,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을 앞뒀던 지난 1월5일 저고위 기자간담회에서 '헝가리 식 대책'을 제안했다가 사퇴로 내몰렸다. 그 이튿날 대통령실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개인의견으로 치부한 여파였다.
헝가리는 신혼부부에게 약 5000만원 장기 저리 대출을 제공, 3자녀까지 출산시 이자부터 원금까지 탕감하고 4자녀 이상 시 소득세를 면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착안한 나 전 의원은 당시 신혼부부 대출을 2억원으로 상향하는 아이디어와 함께 "(자녀 수에 따라)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탕감"할 방안을 협의해보겠다고 했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주거안정에 9조를 투입한다니 환영한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첫번째 이유가 주택인 이상 주거안정을 위한 예산투입은 절대적"이라며 "정부대책은 부부합계 소득 1억3000만원까지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대출로 5억원까지 시중금리 대비 1%대까지 이자를 낮추겠단 것"이라고 주목했다.
또 "부부소득합계 상한을 대폭 확대해 많은 신혼부부가 혜택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제안했던 정책에 관해 "헝가리식 초저리주택장기대출제도로서 둘이 결혼하겠다면 소득수준 상관없이 2억원을 (이자율) 1%로 20년간 대출해주고, 출산 숫자에 따라 이자탕감 및 단계적 원금탕감을 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정부대책의 대출액 상한은 5억원으로 내 제안(2억원)보다 훨씬 높고, 대출이율(디딤돌 대출 예시 1.6%)은 내 제안(1%)보다 살짝 높다. 이 정도 대출액과 이율은 고금리 시대에 매우 실효적"이라며 "다만 정부안은 출산아 수에 따라 0.2%씩 금리를 낮춰주고, 내 제안은 (20년 대출에) 아이 하나면 이자탕감"이라고 대조했다.
나 전 의원은 이어 "(헝가리 식은) 둘이면 원금 3분의 1 탕감, 셋이면 원금 3분의 2 탕감, 넷이면 전액탕감"이라며 "결국 정부안은 지금부터 5억원에 대한 이자부담이라 초기에는 소요예산이 내 제안보다 높다"고 짚었다. '헝가리 식' 제안에 대해선 "출산아 숫자에 따라 원금을 정부가 갚아줘야 할 때(20년 이후)부터 예산이 더 투입된다"고 했다.
다만 그는 "지난번 러프한(대략적인) 추계에 따르면 연 12조원 정도가 소요된다. 20년 후 예산규모에 비춰 연 12조의 예산은 재정이 감내할 정도일 것"이라며 "앞으로 출산아 수에 따라 이자를 조금씩 낮춰주는 걸 넘어 일정 액수에 한해 나의 제안처럼 이자와 원금부담을 조금 더 과감하게 낮춰주는 걸 검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결혼과 출산의 허들중 중요한 부분인 주거안정을 위한 정부대책을 다시 한번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 전 의원은 예산안이 발표된 전날(2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도 "20년 후 아이를 둘셋, 많이 낳은 사람들에게 원금이나 일부 재정 부담을 해도 20년 후 2억은 그렇게 큰 돈이 아니지 않을까"라며 재고를 희망했다.
당시 그는 재정 조달 방안에 대해 "출산했다고 몇백만원 주는 등 너무 복잡하게 주는 걸, 없앨 건 없애는 대신 목돈으로 확실히 체감되게 해서 전세자금이든 주택구입이든 한다면"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공개 제안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이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헝가리식 4단계까지) 본인 대선후보 정책이었다"고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한번 우리가 좀 파격적인 것들로 좀 생각해 봐야 되지 않느냐"라며 "제가 또 관심 있는 것은 '등록혼 제도'"라고 화두에 올렸다. 그는 "혼인 허들이 좀 높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이란 제도가 좀 굉장히 격식이 많고 전통적인 생각이 '가정과 가정의 결합' 이러다 보니까 혼인 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초산 연령이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초산이 늦어지는 게 다자녀를 갖기 어려운 이유로 작용한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프랑스는 등록 동거혼을 1968년에 도입했다"며 "결혼이 부담스러운 이유엔 '위자료'도 있다. 등록혼과 법률혼은 계약이냐 혼인이냐, 위자료 유무 차이"라고 했다. 간소화한 결혼 제도도 추진하되, 낳은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에 집중하자는 게 그의 구상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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