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정치적 중립' 위반 지적에 "일방적 견해...盧 대통령도 탄핵 기각"

조성은 2023. 8. 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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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선거에 직접 개입하거나 관여하겠다는 내용 없어"
김민기 "원희룡 논리대로라면 모든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 의무 없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일방적 견해"라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원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저보다 훨씬 세로 직접적으로 선거 압승을 호소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도 헌재에서 기각된 바 있다"며 야당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24일 보수성향 단체의 한 포럼에서 "야당의 터무니없는 공세에 맞서 내년 좋은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여당 간판으로 국민 심판을 받아야 하는 분들에 대한 밑바탕 작업에 저도 정무적 역할을 하겠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에서 정권교체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등의 발언으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원 장관은 "당시 발언은 국토부 장관으로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서 국정 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라며 "선거에 직접 개입하거나 관여하겠다는 내용이 전혀 없기에 정치 중립 위반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지를 선언해달라"는 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위원장의 요구에 "위반을 전제로 한 요구"라며 "길 가는 사람 붙잡고 살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라는 것"이라며 일축했다.

김 위원장도 "장관의 논리가 맞는다면 모든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없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원 장관의 국회 무시나 정쟁 유발 발언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었다"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선거법 위반 등으로 고발된 사항"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야당 간사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공무원으로서 중립 의무 위반이다. 정상적 장관이 아닌, 유세장에 나온 정치인의 모습이다. 야당을 총선에서 심판하겠다는 식으로 선거법 위반 발언한 국무위원이 역대 어디 있었느냐"며 원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으나 원 장관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원 장관은 국무위원이냐, 아니면 국민의힘 총선 선대본부장이냐"며 "아무리 정치인이지만 장관이 됐으면 선거 중립 의무를 법상 지켜야 한다"며 "그런데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서 장관이 한 발언이 정치 중립적 발언이냐, 여당 지지적 발언이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원 장관이 자신의 장관직 권한을 여당 선거를 위해 이용하지 않겠다, 정치 중립을 철저히 지킨다는 약속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호 민주당 의원도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 결산 보고와 관련된 질문에 답할 위치가 아니라 생각한다"며 원 장관의 퇴청을 요청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헌법을 거론하며 "국가를 위해 종사하는 국토부 장관인지 민주당에 반대하기 위해 장관직을 활용해 정치 행위를 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말이 아니다"라며 원 장관을 엄호했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설마 원 장관이 선거 중립의 의무를 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겠나. 그것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며 "어느 장소에서 발언했느냐가 문제인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했다면 말이 안 되는데 그날 제가 현장에 있었고 원 장관이 말한 취지로 저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토부 장관으로서 공식 업무를 할 때 선거 중립 의무를 다하는 것은 대한민국 공무원이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큰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옹호했다.

이날 여야는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논란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이 국정조사 및 청문회 추진 방침을 거듭 밝히자 국토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주구장창 정쟁의 도구로 삼겠다는 얘기"라고 맞섰다. 원 장관도 "정쟁만 중단되면 오늘이라도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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