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개발 어떻게 되나…SOC사업 지연·축소 불가피할 듯

백도인 2023. 8. 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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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 대폭 삭감에 이은 기본계획 재수립에 '초긴장'
인프라 구축 지연으로 투자 유치도 차질 예상…전북도 "안타깝다"
흐린 새만금 신항만 공사 현장 (군산=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30일 흐리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북 군산시 신시도 새만금 신항만 공사가 한창이다. 2023.8.30 kan@yna.co.kr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새만금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이어 기본계획을 재수립하기로 하면서 새만금 개발사업이 다시 갈림길에 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잼버리 사태에 뒤이어 나온 강경 조치들이어서 새만금 사업의 지연과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 사업 예산은 지난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75%나 무더기 삭감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새만금 예산의 부처 반영액은 6천626억원이었으나 기획재정부 심사 과정에서 5천147억원이 줄어든 1천479억원만 남았다.

사상 유례없는 삭감이었다.

내년 예산, 사상 유례없는 75% 삭감

당장 새만금∼전주 고속도로와 신항만, 국제공항이 차질을 빚게 됐고 새만금항 인입 철도는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내부 개발 예산도 4분의 1토막이 났다.

2030년까지 육·해·공을 연결하는 물류체계를 갖추고 동북아 물류허브를 만들겠다는 전북도의 구상은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국토교통부의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점검'과 기본계획 재수립 방침은 결과에 따라 새만금 사업 자체를 뒤흔드는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희망의 땅' 새만금 (부안=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정부가 새만금 개발 기본계획을 재수립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30일 전북 부안군 가력도 인근에 '희망의 땅 새만금'이라고 적힌 홍보 간판이 보인다. 2023.8.30 kan@yna.co.kr

국토부는 SOC 점검을 통해 새만금 공항, 철도, 도로 등의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새만금 SOC 사업 점검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한 상태다.

국토부는 "사업 전반을 점검해 국민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각종 SOC 사업을 도마 위에 올릴 것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경우 2019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으며 사업이 본격화한 국제공항이 첫 번째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잼버리 공약' 국제공항 첫 타깃 예상

국제공항은 실패로 돌아간 새만금 잼버리를 유치하기 위한 공약이기도 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모든 SOC 사업은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전제하고 "그런데도 이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는 것은 결국 사업을 중단·축소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기본계획 재수립은 새만금 사업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폭발력이 크다.

새만금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기본계획이 변경돼왔지만 대체로 '개발'이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새만금 잼버리 실패와 '잼버리를 새만금 예산 확보 수단으로 삼았다'는 여권의 문제 제기 직후라는 점에서 과거와 달리 흘러갈 수 있다고 전북도는 우려한다.

새만금 공사 현장 먹구름 (부안=연합뉴스) 최영수 기자 = 정부가 새만금 개발 기본계획을 재수립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30일 전북 부안군 가력도 인근 새만금 공사 현장에 먹구름이 끼어 있다. 2023.8.30 kan@yna.co.kr

당장 기본계획이 재수립되는 향후 2년여 동안은 새만금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다.

이는 최근 본격화하는 새만금 투자 유치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약 1년간 6조6천억원 상당의 투자가 유치됐다.

지난 9년간 투자받은 1조5천억원의 4배를 뛰어넘는 규모다.

여기에 최근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는 등 투자 유치 여건이 무르익으면서 산업 용지 추가 확보 필요성까지 대두되고 있었던 터다.

'개발 중단' 극약 처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듯

하지만 SOC 투자가 늦어지면 기업이 발길을 돌릴 수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기본계획을 변경해 SOC 등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바꾸면 투자 철회 사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며 "계획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새만금 개발 중단과 같은 극약 처방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수십조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데다 개발의 절반 가까이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새만금을 대체할 만한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이 쉽지 않은 데다 중국과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도 있다.

새만금 국제공항 조감도 [전북도 제공]

국토부 관계자도 "새만금 SOC 사업의 적정성을 두고 지적이 계속 있으니 한번은 짚어보자는 의미"라며 "현재의 기본계획이 맞으면 맞는 대로, 틀리면 틀린 대로 결론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미 50% 이상 진도가 나간 도로나 항만사업은 큰 이변이 없으면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기존 계획을 뛰어넘어, 전북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새만금 빅픽처'를 짜달라"고 국토부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새만금 사업이 상당한 타격을 입는 것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다만 30년 넘게 국책사업으로 진행해온 사업이고, 투자 유치가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현재 상황은 매우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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