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항공유(SAF) 수요 커지는데…국내 정유사는 걸음마
미국은 확대 위해 세액공제
韓제도 미비…사업 진출 늦어져
30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50년 항공산업의 넷제로(탄소순배출 0) 달성에 기여하는 기술 중 SAF의 비중은 65%를 차지한다.
SAF는 폐식용유, 동식물성 기름, 사탕수수 등 바이오 대체 연료를 사용해 생산한 항공유다. IATA는 SAF 생산 권장량을 2025년 80억ℓ로 설정했다.
이 수치는 2030년 230억ℓ에서 2050년 4490억ℓ로 크게 늘어난다. 지난해 전 세계 항공업계의 연간 SAF 사용량은 1500만ℓ로 나타났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항공업계의 에너지 전환을 위해 SAF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EU는 항공연료 중 SAF 최하 혼합 비율을 2025년 2%로 명시했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유럽에 이·착륙하는 모든 항공기는 SAF를 2%씩 필수로 넣어야 한다. 이 비율은 2030년 6%, 2050년 70%로 높아질 예정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통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자국 내에서 사용·판매되는 SAF에 갤런(약 3.78ℓ)당 1.25~1.7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인센티브 정책을 펴고 있다.
또 2030년까지 SAF 생산량을 연간 30억갤런 이상으로 증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의 SAF 도입 의무화가 2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항공업계도 분주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HD현대오일뱅크, 쉘, GS칼텍스와 SAF 관련 협약을 맺었고 아시아나항공도 쉘과 SAF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국내 정유업체의 SAF 도입 준비는 미흡한 상황이다. 2025년부터 연간 50만t의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할 예정인 HD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 다른 정유 3사는 구체적 생산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은 2027년까지 울산플렉스(CLX)에서 친환경 항공유 생산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국내 정유사의 SAF 생산 계획이 더딘 이유는 바이오항공유를 생산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석유사업법에선 바이오디젤·바이오중유·바이오가스·바이오에탄올만 석유대체연료로 규정하고 있다. 정유사가 바이오항공유와 바이오선박유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SAF 관련 정부 정책이나 규제가 확정되지 않아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제도가 마련되면 사업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부터 내년 7월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바이오항공유 실증 사업을 진행한 뒤 2026년에 국내 도입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실증 사업에는 GS칼텍스, SK에너지,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한항공 등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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