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마약’ 34만명분 통바지에 숨겨 들여온 일당 무더기 재판행

마약을 밀반입 할 때 이용했던 통이 큰 바지. 연합뉴스

타이에서 40억원대 마약을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한 일당이 무더기로 기소됐다. 이들이 밀반입한 마약 대부분은 서울 강남 클럽 손님들에게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김연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ㄱ(30)씨 등 25명을 구속 기소하고 ㄴ(31)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ㄱ씨 등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타이에서 시가 43억원 상당의 ‘케타민’ 1만7200g과 엑스터시 등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케타민은 젊은 층에서 속칭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이들이 밀반입한 마약류는 34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조사 결과, ㄱ씨 등은 대부분 서울 강남 클럽에서 손님을 유치하는 엠디(MD)로 일하거나 유흥을 즐기며 알게 된 사이로 파악됐다. 이들은 자금책·모집책·운반책으로 역할을 나누고, 타이 현지 판매상으로부터 1㎏당 3천만∼3500만원을 주고 케타민을 사들였다. 이후 비닐랩으로 포장한 마약을 ‘지게꾼’으로 불리는 운반책의 속옷과 통바지 등에 숨기는 방법으로 인천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 등이 밀반입한 케타민은 100ｇ 단위(1500만원 상당)로 클럽 엠디 등에게 판매됐고, 이들은 이를 다시 작게 나눠 클럽 손님들에게 팔아 수익을 챙겼다.

검찰과 인천공항본부세관은 마약 밀수 의심자 명단을 토대로 합동 수사에 나서 ㄱ씨 일당을 잇따라 검거하고 케타민 3㎏가량을 압수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