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동반성장 나선 삼성… 협력사 `눈높이 컨설팅`

해성디에스 직원이 관련 담당자에게 설비 점검법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불황을 이겨내는 강인한 반도체 생태계 기반을 갖추기 위해 협력사 성장을 지원하며 동반성장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는 '미래동행' 철학에 따라 지속적인 협력사 컨설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부터 협력사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눈높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소부장 눈높이 컨설팅은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전문 컨설턴트로 육성된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소부장 분야 협력사에 방문해 실무 프로그램을 상세하게 점검하고 눈높이에 맞는 솔루션을 제시해 준다.

올해는 제조, 품질 , 환경 안전, 개발 등 총 7개 분야에서 노하우를 지닌 17명의 임직원이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상반기에만 25개 협력사와 컨설팅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반도체 패키징 공정의 주요 파트너인 해성디에스의 경우 삼성전자로부터 설비 관리 분야 컨설팅을 받았다. 해성디에스는 기존 관리 표준에 따라 모든 실무진이 동일한 기준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지만, 매년 신규 설비가 도입되는 상황에서 더 고도화된 설비 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30년간 설비 진단·운영 분야를 담당해 온 김재순 컨설턴트가 체득한 노하우를 해성디에스에 전수했다. 해성디에스는 약 4개월간 김 컨설턴트와 '설비 8계통 기반의 설비 관리 체계 고도화'를 주제로 컨설팅을 진행했다.

설비 8계통은 설비 제작상 결함에 의한 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계통별로 구분된 기준으로, 김재순 컨설턴트는 이를 개발한 장본인이다. 그는 오랜 시간 그룹과 협력사에 설비 8계통을 전파하며 혁신 활동을 주도한 사례를 기반으로 맞춤 프로세스를 설정해 총 73회의 컨설팅을 했다.

또 임직원에게 설비 8계통을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미나도 매주 개최하고, 주간 단위로 현장을 점검해 불합리 적출 및 설비 복원 활동을 진행했다.

해성디에스는 컨설팅으로 개선된 부분을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현장 점검 매뉴얼'과 '설비 8계통 공통 사양서'를 개발했으며, 컨설팅 종료 후에도 자체적으로 혁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비 진단 전문가'를 육성하기도 했다.삼성전자 반도체는 더 많은 협력사에게 컨설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분야별 전문 컨설턴트를 꾸준히 육성해 소부장 눈높이 컨설팅의 영역과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협력사 컨설팅 외에도 협력사 임직원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 소부장 기업 개발 제품에 대한 성능평가 사업, 중소벤처기업부와 연계한 중소기업 공동투자형 기술개발사업 등 다양한 협력사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인 경계현 대표이사(사장)는 이날 링크드인에서 소부장 눈높이 컨설팅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한 산업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업체 생태계 안에 있는 회사들이 원활하게 협력해 함께 성장해 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