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된 ‘하트시그널’, 언제까지 방송할 수 있겠냐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하경헌 기자 2023. 8. 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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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쟁점 셋
1. ‘PD 픽’은 존재하나?
2. ‘하트시그널’이 아닌 ‘지영시그널’?
3. ‘연애 리얼리티’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일까?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 4’ 포스터. 사진 채널A



채널A ‘하트시그널’ 시리즈는 지금 방송가에 ‘연애 리얼리티’ ‘연애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을 도입하게 한 마중물 격의 프로그램이다. 벌써 고전으로 여겨지는 ‘나는 SOLO’나 시즌 2까지 방송된 ‘환승연애’ 등이 2021년 방송을 시작한 것을 생각하면, 2017년 방송을 시작한 ‘하트시그널’의 역사는 그만큼 오래됐다.

지난 5월17일 늦봄에 막을 올린 ‘하트시그널 4’는 지난 25일 신민규-유이수, 한겨레-김지영 두 커플의 만남을 성사하며 막을 내렸다. 한 달이 넘는 긴 촬영 기간과 역시 15회에 달하는 회차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보고 한 편의 청춘 드라마를 본 것 같다는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박철환PD를 비롯한 제작진들이 때로는 출연자를 다독이고, 때로는 납작 엎드리면서 건져낸 수많은 감정의 순간들이 있다. 박PD는 그 순간의 기억과 함께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쟁점에 관한 이야기도 건넸다.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 4’의 연출을 맡은 박철환PD. 사진 채널A



■ 쟁점 1. ‘PD 픽(PICK)’은 존재하나?

모든 리얼리티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딜레마다. 대놓고 합격하거나 성사하는 출연자를 밀어주지 않지만 방송 분량을 늘리면서 이들에 대한 지지는 이끌어낼 수 있다.

“이번까지 네 번째 시즌을 하면서 시청자분들을 보면서 감탄을 했어요. ‘와, 진짜 잘 봐주시고 고민하시고, 분석해주시는구나’하고요. 저희가 출연자를 선택해서 장면을 보여드린다기보다는, 보통 촬영을 마치고 최종 인터뷰를 하는데 끝나고 감정적으로 중요했던 순간을 여쭤봐요. 그런 곳에서도 나오지 않는 이야기를 시청자분들이 해주시면 놀랍죠. 다음 시즌에는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출연자분들의 증언에 의지하면서 편집하고 있는데,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을 더욱 열어드려야 하는 부분에 고민하고 있습니다.”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 4’의 한 장면. 사진 채널A



■ 쟁점 2. ‘하트시그널’이 아닌 ‘지영시그널’?

승무원 출신으로 건축회사에 다니는 출연자 김지영씨는 빼어난 미모와 살가운 성격 등으로 프로그램 방송 중에도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었다. 그런 이유로 김지영과 한겨레 그리고 이후신으로 이어지는 서사에 다른 출연자보다 많은 분량이 쓰여 ‘지영시그널’이 아니냐는 평가도 따랐다.

“서사의 배분을 따로 하지 않았지만 지영씨의 이야기가 많다고 느끼실 수도 있어요. 사실 지영씨의 이야기가 주미씨, 지원씨의 이야기죠. 원래 지영씨의 감정선은 하나였고, 변하지 않았어요. 그에 따라는 후신, 지원, 겨레씨의 이야기를 살리다 보니 결국 지영씨의 분량이 많아지는 것이었죠. 지영씨의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또 다르게 보면 다른 출연자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다른 분들의 감정선을 줄인 것은 아니지만, 지영씨가 중심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많다고 느껴지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 4’의 한 장면. 사진 채널A



■ 쟁점 3. ‘연애 리얼리티’의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일까?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비연예인 출연자가 나와 사랑의 감정을 결정하는 프로그램의 형식은 ‘하트시그널’ 이후 여러 계열도 분화됐다. 단순한 연애도 있지만, 극한상황에 노출하거나, 과거 연인을 데려오고 심지어는 한 번 결혼을 한 사람들의 사랑과 같은 성별의 사랑도 소재가 됐다.

그럼에도 ‘하트시그널’은 그 안에서 상대적으로 슴슴한 ‘연애의 고전’을 다루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가 느는 상황에서 ‘하트시그널’의 미래는 어떠할까. 그리고 이 ‘연애 리얼리티’의 기한은 언제까지일까.

“이번 시즌을 시작하며 최대한 덜어내길 원했어요. 많은 프로그램들이 차별화 장치를 넣지만, 저희의 강점은 가장 장치가 없다는 거였죠. 매일 와서 저녁 먹기, 마지막 날까지 고백 안 하기 등의 최소한 규칙만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지금의 청춘 모습을 보여주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 프로그램의 기한은 저희가 얼마나 진심이고 설레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여전히 시간이 지나도 사랑 이야기는 모든 영화와 드라마의 주제잖아요. ‘하트시그널’은 2023년에 가장 알맞은 인간관계, 연애에 대해 보여드리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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