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시떼루 고백 공격→단발 빌런 제안” 과감한 ★, 비로소 완성된 캐릭터 [스타와치]

하지원 2023. 8. 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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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재홍 박성웅 전혜진 (뉴스엔DB)
왼쪽부터 이병헌 이범수 구교환 (뉴스엔DB)

[뉴스엔 하지원 기자]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분석력과 애정으로 성공적인 매칭을 선보인 배우들이 있다. 헤어스타일부터 메이크업·의상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쓰고, 대본에 없는 대사까지 생각해 내며 역할의 매력을 200% 이상 끌어내는 것. 이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탄생하게 했다.

최근 배우 안재홍이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선보인 주오남 연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안재홍은 원작 웹툰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파격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으며, 주오남을 삼킨 것 같은 열연은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호평을 얻었다.

안재홍은 실감 나는 캐릭터 구현을 위해 10kg을 증량했으며 촬영 때마다 2시간씩 특수분장을 받았다고 한다. 비어있는 정수리, 볼록하게 나온 배는 그야말로 원작 주오남 그 자체라 놀라움을 안긴다.

안재홍은 '마스크걸' 속 주오남의 이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맨 얼굴을 감추기로 했다. 안재홍은 특수분장과 더불어 주오남 눈빛이 왜곡돼 보이는 게 효과적이었을 것 같다고 판단해 도수 높은 안경 착용도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이 인물이 모니터나 사람을 바라볼 때 다른 느낌이 들길 바랐다"며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지만 감독이 "거기까진 아닌 것 같다"고 만류했다고.

안재홍은 극중 명장면으로 꼽히는 '아이시떼루' 고백 공격 신 역시 애드리브로 소화해 냈다. 안재홍은 주오남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위 '오타쿠'적인 모습에 대해 "감독님께 받았던 대본에 일본어 대사는 없었다. 이 작품을 먼저 받고 원작을 보는데 주오남이 일본어를 혼자 중얼거리는 순간이 있었다. 그 순간이 '뭐지?' 싶을 정도의 호기심 그리고 서늘함이 느껴졌다. 감독님께 그런 부분을 말씀드려 봤는데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해주셨다"고 비화를 밝혔다.

안재홍과 같이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 내며 몰입력을 높인 배우들이 있다.

배우 박성웅은 8월 15일 개봉한 영화 '보호자'에서 전에 없던 빌런 연기를 위해 장발과 수염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이는 박성웅이 캐릭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제안한 것이라고 한다.

극중 박성웅은 조직을 떠나기로 한 수혁을 추격하고 위협하는 인물인 보스 응국 역을 맡았다. 박성웅은 '보호자' 제작보고회에서 "'장발에 수염을 붙이는 게 어떻겠냐'고 정우성에게 먼저 제안했다"며 "촬영 시작한 날 바로 후회했다. 반 가발을 네 시간 동안 착용하고 있어 머리가 아프고 당기더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배우 이병헌은 지난 8월 9일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연기 인생 최초 M자 파격 헤어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이병헌은 분장팀과 함께 캐릭터 외형에 대해 논의하던 중 M자 헤어스타일을 직접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병헌은 "반응이 좋았다"면서도 "내가 해놓고서도 '팬들이 날아가면 어떡하지' 생각했다"고 파격적인 변신임을 인정했고, 캐릭터 감정 변화에 따라 헤어스타일도 디테일하게 바꿔나갔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범수는 영화 ‘태양은 없다’(1999)에서 주인공을 쫓는 단발머리 악역 캐릭터로 처음 주목을 받았고, 최근 '단발좌 빌런'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이범수는 스포츠머리를 원했던 감독에게 단발머리를 직접 제안했다고 한다.

이범수는 2019년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감독님이) 불량배로 나오니까 깍두기 머리, 스포츠머리로 깎았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지 모르니까 '그건 아닌데요' 했다. 머리를 단발로 자르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고 했다"며 "영화 개봉하고 점심을 먹는데 감독님께서 '네 말이 옳았다'고 해주셨다. 그때 기뻤다"고 털어놨다.

넷플릭스 'D.P.' 시즌2에서 한호열을 연기한 구교환은 마지막 회 준호(정해인)와 버스터미널 이별 신에서 ‘또 봐’라는 인상적인 애드리브를 남겼다. 구교환은 시즌2에서 애드리브를 자제하려 했지만 저절로 말이 튀어나왔다고 한다. 구교환의 센스 있는 애드리브로 감동적인 이별 신이 탄생하게 됐다.

구교환은 'D.P.' 시즌2 관련 인터뷰에서 해당 신을 언급하며 "시청자분들과 팬들에게는 잘 인사를 남긴 것 같다. 그 장면을 연기할 때도 준호 그리고 함께한 스태프들, 시청자들에게 인사하는 마음으로 찍었다"고 전했다.

최근 지니 TV 오리지널 '남남'에서 호흡을 맞춘 전혜진, 최수영도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로 대등한 관계에 있는 모녀 케미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전혜진은 '남남' 인터뷰에서 "수영이도 저도 대본을 완벽하게 숙지하진 않아서 '도대체 대사가 뭐야?' 할 정도였다. 그런 게 잘 맞았다"고 완벽했던 티키타카 호흡을 자랑했다.

이외에도 많은 배우가 입체적 캐릭터를 위해 외형과 심리를 섬세하게 분석해 나가며 배우로서 확장성을 넓히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배우가 신선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필모그래피에 강렬한 한 획을 긋게 될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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