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상반기 적자 429억 줄였지만…기업가치 8000억대로 ‘뚝’

이민아 기자 2023. 8. 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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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상반기 영업손실 778억원, 매출 1조175억원
4조원대였던 기업 가치, 5분의 1로 줄어
결손금 2조1501억원, 현금및현금성자산 1999억원

온라인 장보기 새벽배송 업체 컬리가 올 상반기 적자 폭을 전년 동기 대비 400억원 넘게 줄였지만,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적자 폭을 크게 줄였음에도 한때 4조원이었던 컬리의 기업 가치는 8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초 유치한 투자 조건을 맞춰야 하는 컬리는 흑자를 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하반기 778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야만 한다. 손실 누적이 이어지면서 결손금만 2조원을 훌쩍 넘겼다.

컬리 동남권물류센터 /.컬리 제공

30일 컬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이 778억원이었다.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1207억원) 대비 429억원 줄었다.

컬리의 이 기간 매출액은 1조1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컬리는 올해 상반기 판매관리비를 작년보다 251억원 줄여 비용을 절감했다.

◇뷰티 출범에도 매출 감소...할인 쿠폰 등 마케팅비 줄이며 ‘수익성 개선’ 선회

매출이 감소한 건 할인 쿠폰 등의 마케팅비를 줄인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64%, 2022년 31%씩 매출이 전년 대비로 증가하고, 영업적자를 2000억원대로 내던 것에 비하면 컬리가 전략을 ‘덩치 키우기’에서 ‘수익성 개선’으로 선회한 것이 눈에 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컬리의 매출 감소가 더 뼈 아픈 이유는 컬리가 지난해 11월 야심차게 준비한 ‘뷰티컬리’로도 성장성 정체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켓컬리는 플랫폼 이름을 7년만에 컬리로 바꾸고 식자재 새벽 배송 전문 플랫폼에서 생활 전반의 쇼핑 플랫폼으로 전략을 바꿨다.

첫 영역 확장 대상은 ‘화장품 새벽 배송’이었다. 뷰티컬리는 개시 이후 9개월간 누적 구매자 수 300만명, 주문 건수 4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성장했다.

에스티로더·랑콤·시슬리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부터 설화수·헤라·후 등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제품도 입점시키며 주목받기도 했다.

◇결손금 2조1501억원...올해 흑자 내기에 ‘사활’

컬리는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결손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2조1501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말 1조9442억원에서 또 늘어났다. 결손금은 기업의 순자산이 감소할 때 감소분을 누적해 기록한 금액이다. 향후 기업에 이익이 발생할 경우 결손금부터 우선 상계해야 한다.

결손금 증가 배경에 대해 컬리는 ‘회계 상의 착시’가 있다는 설명이다.

컬리 관계자는 “앞서 받은 투자액 가운데 전환상환우선주가 전환주에서 보통주로 바뀌면서 회계상의 착시가 1조원 이상 결손금에 반영됐다”며 “앞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 보통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회계상으로 결손금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컬리는 지난 5월 1200억원의 자금을 제3자 배정 방식의 전환우선주(CPS)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했다. 기존 주주인 앵커 프라이빗에쿼티(PE)와 아스펙스캐피탈이 각각 1000억원, 200억원씩을 추가로 넣었다. 투자 이후 컬리는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약 1999억원 보유하고 있다.

컬리가 올해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유는 투자 유치 조건 때문이다. 컬리는 투자 유치를 받으면서 투자자들에게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전환주식의 전환비율이 조정되는 옵션을 부여했다.

전환주식의 최초 전환 비율은 1대 1이었다. 그러나 올해 연말 기준 연결 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면 전환비율은 1대 1.8462343으로 조정된다.

적자가 쌓이면서 컬리의 기업 가치는 쪼그라들고 있다. 이날 기준 장외 주식 시장인 서울거래 비상장에서 컬리는 기업 가치는 8325억원으로 집계됐다. 한때 컬리의 기업 가치는 4조원대였다.

1년 전 5만원 대였던 주가는 현재는 한 주당 2만원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1만원 대로 떨어질 거란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컬리는 지난해 IPO를 추진했다가 올해 1월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컬리 최대주주는 투자사들이다. 현재 미국 벤처캐피탈(VC)인 세콰이어캐피탈(지분율 11.19%)과 ▲앵커PE(10.88%) ▲힐하우스캐피털(10.33%) ▲DST글로벌(8.84%) ▲아스펙스 캐피탈(7.37%) 등이 주주로 있다. 창업자 김슬아 대표는 지분을 5.92%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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