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새 엔진 홍윤상…데뷔전부터 2경기 연속골에 태극마크까지

황민국 기자 2023. 8. 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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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홍윤상 | 프로축구연맹 제공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52)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고민이 적잖았다.

포항이 개막 전 예상을 뛰어넘는 호성적(2위)을 질주하고 있지만 전력의 한계로 무더운 여름철을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걱정했다. 라이벌들은 여름이적시장에서 전력을 추가할 때 포항은 영입 없이 부상 선수들의 복귀나 기다려야 하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포항이 부족한 예산을 매년 주력 선수를 내보내면서 받는 이적료로 메꾸는 것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얘기였다. 포항은 지난해 연봉 총액(77억원)이 12개 구단 중 10위에 불과했다.

그런데 포항은 뜨거운 무더위가 조금씩 사그라드는 시점까지 2위를 사수했다. 승리(3)보다 무승부(4)가 많은 게 흠이지만 무패 행진 속에 3위 광주FC보다 승점 8점보다 앞서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이다.

김 감독의 걱정을 날려버린 주역은 역시 홍윤상(21)을 빼놓을 수 없다. 포항 유스 출신인 그는 2021년 독일에 진출했다가 최근 포항으로 재입단했다. 홍윤상은 데뷔전부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20일 대전 하나시티즌과 홈경기에서 후반 35분 교체 투입돼 3-3 동점을 4-3 승리로 뒤집는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26일 강원FC 원정에선 선발 출전해 1-0으로 앞서가는 선제골까지 책임졌다. 홍윤상의 빠른 발과 득점 본능, 팀 동료들과의 연계가 모두 돋보였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지만 플레이의 퀄리티가 남다르다”면서 “데뷔전 득점이 운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 홍윤상은 학창 시절 또래에서 첫 손에 꼽히는 유망주였다. 그가 2년 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임대 이적하자마자 완전 이적한 것도 남다른 잠재력을 인정받아서다. 지난 시즌 또 다른 독일팀 뉘른베르크에서도 임대 선수 신분으로 26경기를 뛰면서 7골 9도움을 기록할 정도로 남달랐다. 홍윤상은 “유럽에 남을 수 있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편한 곳에서 축구를 하자는 생각에 포항행을 결정했다”며 “유럽과 K리그의 차이는 없다. 매일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뛴다”고 말했다.

포항의 새로운 엔진으로 자리잡은 홍윤상은 태극마크도 되찾았다. 지난 28일 22세 이하(U-22) 선수들로 구성된 올림픽축구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대표팀은 9월 6일부터 12일까지 창원에서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1차 예선 겸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을 치른다. 황선홍 올림픽팀 감독 역시 홍윤상의 활약상을 눈여겨 본 것으로 알려졌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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