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배터리…中 배터리 급성장, 주도권 내줄까?

김동현 기자 2023. 8. 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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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한국 하락세 중국 상승세"
韓, LFP제품 개발 및 양상 추진…제품다변화 전략 추진
"아직 걱정할 단계 아니야"vs"공급망 재구축 서둘러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를 찾은 관람객이 삼성 SDI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3.03.15.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만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저렴한 가격과 긴 수명, 화재 안전성을 앞세워 전기차 탑재율을 늘리고 있어, 한국의 삼원계 배터리 주도권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뒤늦게 LFP 배터리 개발 및 양산을 서두르고 있지만 중국보다 늦은 만큼 고객사 공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자재 공급망 재구축과 고가·저가 제품 생산량 조절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韓 하락, 中 상승'

30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의 시장 점유율은 36.8%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35.4% 대비 1.4%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또 다른 중국 배터리 제조사 BYD는 점유율이 15.7%로 성장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상반기 14.5% 점유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SK온과 삼성SDI는 전년대비 각각 1.6%, 0.7% 포인트 하락한 5.2%, 4.1% 점유율로 5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LG엔솔 28.7%, CATL 27.2%, 파나소닉 15.8%, SK온 11.1%, 삼성SDI 8.7% 등으로 나타났다. LG엔솔은 전년동기대비 1.2%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CATL은 6.7% 상승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의 이 같은 점유율 상승은 저렴한 가격과 긴 수명, 화재 안전성을 앞세운 LFP 배터리를 테슬라와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 기아 등의 보급형 완성차에 속속 탑재하면서 사용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 배터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는 LFP 배터리에 점유율이 밀렸다. 한국 배터리는 가격이 한결 비싸 전기차 대중화에 어울리지 않는 제품이라는 지적도 들린다.
[서울=뉴시스] 국내 배터리 업계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 업계가 주력해온 삼원계 배터리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제품이다. LFP 배터리는 특히 중국 업체가 장악해왔는데 한국 배터리 업계가 시장에 뛰어들며 점유율 판도 변화가 기대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韓, LFP 제품 개발 및 양상 추진…제품 다변화 전략

상황이 이렇자 한국 기업들도 뒤늦게 LFP 배터리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주력 제품인 삼원계 배터리를 내세워 고객사 공략을 지속하면서 보급형·저가형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계획이다.

LG엔솔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우선 생산한 뒤 중국 제품과 차별화 할 수 있는 전기차용 LFP 배터리 제품을 2025년까지 양산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중국 난징 공장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라인 일부를 LFP 배터리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고, 북미 지역에서는 연산 16기가와트시(GWh) 규모로 ESS용 LFP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도 LFP 배터리 라인업 확대에 나선다. 삼성SDI는 2027년 양산 목표로 울산 공장에 10GWh 규모의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 보급형과 저가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SK온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3에서 삼원계 배터리와 함 저가형 LFP 배터리 시제품을 선보였다. 양산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저온에서 주행거리를 70~80% 수준으로 끌어올린 제품으로 LFP 배터리 수요를 공략한다는 포부다.

"아직 걱정할 단계 아니야" vs "공급망 재구축 등 서둘러야"

LFP 배터리의 점유율 약진에 대해 업계에선 아직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LFP 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의 장단점이 뚜렷한 만큼 중국 배터리의 점유율 상승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겨울철엔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을 보완한 LFP 배터리를 최근 CATL이 신제품으로 선보였지만 아직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삼원계 배러티 위기설'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규제와 지원도 고려할 사항이다. 중국산 LFP 배터리는 IRA 여파로 북미 진출이 힘들어 시장 판도를 장악하는게 힘들 수 있다.

다만 일부에선 국내 기업들의 LFP 배터리 양산 시기가 2~3년 후로 예상되고, 중국 제품 대비 가격이 비쌀 수 있는 만큼 중국 기업과 거래하고 있는 완성차 기업 공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전기료, 글로벌 LFP 배터리의 95% 이상을 생산하면서 자체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원자재 공급망 재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북미·유럽의 LFP 배터리 점유율은 각각 7.8%, 3.4% 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LFP 배터리가 삼원계 배터리를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은 없지만 성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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