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박정훈 주장에···대통령실·국방부 “장관, 대통령과 통화 안해”
“이첩 보류, 장관님 스스로 판단”
이관섭 수석, 진성준 의원 물음에
“대통령에 수사 결과 보고 안 해”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30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에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 작용했다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주장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윤 대통령과) 통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 차관은 이날 폴란드 출장 중인 이 장관을 대신해 출석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과 통화를 했나”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신 차관은 “제가 장관께 여쭤봤다”며 “오늘 아침에 ‘장관님 누구하고 통화하신 적 있습니까’ 그러니까 ‘통화한 적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전 수사단장이 제출한 진술서에 따르면 수사결과 국방부 보고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정오쯤 언론 브리핑을 위해 국방부 근처에 대기하던 중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급하게 전화해 “언론 브리핑이 취소됐다”며 부대 복귀를 지시했다. 박 대령이 김 사령관에게 “도대체 국방부에서 왜 그러는 것입니까”라고 질문했고, 김 사령관은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대령이 “정말 VIP가 맞습니까?”라고 묻자 김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고 했다고 진술서에 명시됐다.
신 차관은 이 장관의 이첩 보류 결정이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 스스로 판단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관께서 결재를 하신 것은 장관님도 인정하고 계시지만 (보고) 그다음 날 참모들의 조언이라든가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결과 이것이 법리적으로 무리한 것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첩 보류를 결정하셨다”며 “법무관리관의 전문적인 조언까지 들어서 부사령관까지 불러서 전달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이첩보류 여부는 정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언을 구한 참모에 대해서는 “정책실장이나 대변인과 상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관님 스스로의 판단에 따랐을 것으로 보이고 그 자리에서 함께 수색 작전, 물에 들어갔던 하사, 상사 이런 사람들까지 줄줄이 다 포함한 것이 과연 맞는가 하는 생각은 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신 차관은 지난달 30일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실에서 해병대 수사단에 수사결과를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실의 요청은) 알고 있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30일 저녁 때쯤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을 향해 “7월31일 대수비(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가 있었나”라며 “고 채모 해병 순직 사건 관련 군의 수사결과가 대통령께 보고됐나”라고 질문했다. 이 수석은 “보고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박 전 단장의 주장에 대해) 언론에서 보기는 봤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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