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박정훈 주장에···대통령실·국방부 “장관, 대통령과 통화 안해”

문광호 기자 2023. 8. 3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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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차관이 예결위 대리 출석
“이첩 보류, 장관님 스스로 판단”
이관섭 수석, 진성준 의원 물음에
“대통령에 수사 결과 보고 안 해”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21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30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기록의 경찰 이첩 보류에 윤석열 대통령의 뜻이 작용했다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주장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윤 대통령과) 통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 차관은 이날 폴란드 출장 중인 이 장관을 대신해 출석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과 통화를 했나”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신 차관은 “제가 장관께 여쭤봤다”며 “오늘 아침에 ‘장관님 누구하고 통화하신 적 있습니까’ 그러니까 ‘통화한 적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전 수사단장이 제출한 진술서에 따르면 수사결과 국방부 보고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정오쯤 언론 브리핑을 위해 국방부 근처에 대기하던 중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급하게 전화해 “언론 브리핑이 취소됐다”며 부대 복귀를 지시했다. 박 대령이 김 사령관에게 “도대체 국방부에서 왜 그러는 것입니까”라고 질문했고, 김 사령관은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대령이 “정말 VIP가 맞습니까?”라고 묻자 김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고 했다고 진술서에 명시됐다.

신 차관은 이 장관의 이첩 보류 결정이 참모들의 조언을 받아 스스로 판단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관께서 결재를 하신 것은 장관님도 인정하고 계시지만 (보고) 그다음 날 참모들의 조언이라든가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결과 이것이 법리적으로 무리한 것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첩 보류를 결정하셨다”며 “법무관리관의 전문적인 조언까지 들어서 부사령관까지 불러서 전달을 한 것이기 때문에 이첩보류 여부는 정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언을 구한 참모에 대해서는 “정책실장이나 대변인과 상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관님 스스로의 판단에 따랐을 것으로 보이고 그 자리에서 함께 수색 작전, 물에 들어갔던 하사, 상사 이런 사람들까지 줄줄이 다 포함한 것이 과연 맞는가 하는 생각은 하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신 차관은 지난달 30일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실에서 해병대 수사단에 수사결과를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실의 요청은) 알고 있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30일 저녁 때쯤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을 향해 “7월31일 대수비(대통령수석비서관) 회의가 있었나”라며 “고 채모 해병 순직 사건 관련 군의 수사결과가 대통령께 보고됐나”라고 질문했다. 이 수석은 “보고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박 전 단장의 주장에 대해) 언론에서 보기는 봤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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