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후쿠시마 ‘오염수’ 대신 ‘처리수’ 명칭 변경 검토

“오염수 아니라 ‘과학적으로 처리된 오염수’”
“IMF가 도와줬는데 ‘IMF사태’라 불러, 오염수도 같아”
‘日 대변인이냐’ 野 의원 지적에는 “예의없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오염수’라는 용어 대신 일본 정부가 채택한 ‘처리수’로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오염수라는 명칭이 ‘방류는 핵폭탄과 같다’는 뜻으로 읽히는 것을 막겠다는 논리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한 총리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정부 차원에서 오염수 용어 문제를 짚어야 한다’는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마치 지금 오염수가 방류되고 있다, 핵폭탄과 같다는 식의 논리(로 오염수 명칭이 사용되는 것)는 전혀 맞지 않는다”며 “오염수가 방류되는 게 아니라 과학적 기준에 의해 처리된 오염수가 방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확히 말하면 ‘과학적으로 처리된 오염수’ 또는 IAEA가 말한 ‘알프스 과정을 거쳐 처리된 오염수’가 맞는 표현”이라고도 했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긴급회의에서 TF 위원인 안병길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오염수’라는 표현을 ‘IMF 사태’와도 비교했다. 한 총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98년에 IMF의 지원을 받았는데, 이후에도 항상 ‘IMF 사태’라고 부르는 것과 유사하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IMF가 지원을 해줘서 외환위기를 해결했는데, 지금도 ‘IMF 사태’라고 부르는 것과 (오염수로 부르는 것이) 유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정부가 어떻게 할지 검토해보겠다”며 “일부 언론에서 이미 ‘오염수 처리수’(라는 표현도) 나오지만 혼재된 게 아닌가 싶다. 분명한 것은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태도를 질타하는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오염수’ 명칭 변경 검토 등 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으며 “우리 정부가 도쿄전력의 입 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예의가 없다. 어떻게 정부가 이야기하는 것을 도쿄전력의 입이라고 하느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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