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쇄부도 공포 건설업계, 국가 지원책이 전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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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 속에 신음하는 건설업체들의 폐업이 크게 늘고 있다.
치솟은 금리와 함께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경색, 악성 미분양으로 표현되는 준공 후 미분양 등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중견·중소건설업체들이 수천 곳에 달한다.
지방에 뿌리를 둔 건설업체 10곳 중 1~2곳은 부도 위기에 처해있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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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23일까지 종합건설업체 폐업신고는 총 351건으로 전년 동기(179건) 대비 96%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만 폐업 신고한 건설업체가 2200여곳에 달한다. 올 들어 당좌거래 정지로 부도난 건설업체도 9곳(종합 5곳, 전문 4곳)이다.
전문건설업체보다 매출이 많고 규모가 큰 종합건설업체들이 연이어 문을 닫기 시작한다는 것은 건설경기가 그만큼 어려움을 방증한다.
수도권 주택시장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건설업체 부도가 이어지는 데에는 지방에서 여전히 골칫덩이 취급을 받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한몫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9399가구 중 78.8%인 7407가구가 지방에 위치해 있다.
통상 '선분양 후시공' 방식인 국내 분양시장 특성상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시행사나 시공사 등 공급주체가 공사비를 직접 조달해야 한다. 주택사업 의존도가 큰 전문건설업체들의 경우 분양시장 상황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건설업체 매출액 중 분양 관련 비중은 평균 46% 수준으로 지방 건설업체는 이보다 높은 60%에 달했다. 영업이익으로 차입금 이자도 내지 못하는 지방 건설업체는 2022년 기준 16.7%로 집계됐다. 지방에 뿌리를 둔 건설업체 10곳 중 1~2곳은 부도 위기에 처해있단 의미다.
설상가상 PF 부실 우려가 커지며 '줄도산' 공포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총 13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3000억원 늘었다. 연체율은 2.01%로 지난해 12월 1.19%에서 3개월 만에 0.82%포인트 상승했다.
업계에선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기준 건설업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5.4%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인 만큼 건설산업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 전반의 침체로 확대될 수 있기에 전방위 대응이 필요하단 얘기다.
물론 자구책을 찾아보려는 충분한 노력이 수반됐는지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부동산 거품이 빠지며 수요가 급감한 탓에 공사를 멈춘 사업장이 줄을 이었다.
당시 정부는 매수자 요청에 따라 이미 매수한 토지를 환불토록 토지리턴제를 시행했고 미분양 주택도 매입해 줬다. 그럼에도 업계는 활력을 찾지 못했다. 중견 건설업체 다수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이는 저축은행 위기의 시발점이 됐다. 국가 차원의 지원책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어떤 산업이든 고꾸라지기 직전이라면 정부에 SOS를 요청할 수 있다. 그건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에 대한 시나리오를 쓰고 그에 맞는 비단 주머니를 준비해야 한 다음 고려해야 할 절차다. 주머니 안에 든 것이 묘책이 아니어도 손해는 아니다. 위기를 타개하려고 힘쓴 과정에서 만들어진 단단함이 견고한 성벽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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