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안 쳐요”…MZ 직원들 만난 김영섭 KT CEO
LG CNS와 다른 업의 성격 언급..자기 역량 키우는 '고수'는 강조
조직개편 질문에 “순리적인 처우와 대가”언급해 당장은 없을 듯
“CT(통신기술)는 잘하니 IT(정보기술)에서 역량 쌓자”
김영섭 KT 대표이사(CEO)가 30일 오전 주주총회에서 CEO로 선임된 뒤, 곧바로 자리를 옮겨 성남에 있는 KT 분당사옥에서 40여 명의 주니어급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취임식을 했다. 같은 날 10시 40분부터 11시 30분까지 50분간 이뤄진 미팅에선 김영섭 CEO의 취임사 이후 직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우선 취임사를 통해 “경영 공백이 길었음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온 임직원 여러분들께 감사한다”며, 고객가치, 본질적 역량, 실질적 성과, 상호 존중의 화합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경영 목표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KT인이 함께 만들고 도약하는 KT를 시사했다.
직문 직답 시간에는 8개의 질문이 이어졌는데, 솔직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전 직원 모두 시험 치는 건 아냐
“역량을 끌어 올리자고 하셨는데, 측정하는 방법은 뭐냐?”는 질문(아마도 LG CNS의 기술역량레벨평가제도 같은 시험을 돌려 물은 듯)에 김영섭 CEO는“시험치는거 이야기하는 것인가? 전 회사는 IT 전문기업이고 성격이 다르다. 역량 테스트가 최종적으로 지향해야하는 목표가 아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고수가 있기 마련인데, 이들을 중심으로 선순환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본부에 따라 직원 역량 평가 방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LG CNS처럼 시험을 보는 부서도 있을 순 있다.
●“임직원 처우와 기업 성장 밸런스 맞출 것”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김 CEO에게 “복지, 급여 등 처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를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임직원 처우와 기업 성장 두 가지 밸런스를 맞춰서 함께 가야 한다. 처우를 최고로 잘해야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일하며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적인 성장 에너지를 기반으로 함께 성과를 내고 보람을 같이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늘 강조할 것이 ‘함께’”라고 답했다.
●조직개편 질문에 “순리적인 처우와 대가”
그는 “안팎에서 KT 조직개편에 관심 많은데, 취임 이후 조직, 인사에 대한 계획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솔직히 이야기하겠다. 인수위 조직을 만들라는 건의와 제안받았는데 다 거절하고 경영진들을 만나서 현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경영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빠른시일 내에 진행되어야 하지만,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을 운영하면서 순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처우와 대가로 인정 받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밝혀, 당장 대규모 조직개편은 없을 전망이다.
●“CT(통신기술)는 잘하니 IT(정보기술)에서 역량 쌓자”
김영섭 CEO는 LG CNS를 혁신해 실적 고공 행진을 이끈 전문가답게 “성장하는 KT를 위해 관심 있는 사업분야는 무엇인가?”를 묻는 질의에는 “KT는 CT를 잘해왔고, IT에서 좀 더 빠른 속도로 역량을 모아서 ICT 고수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잘 지원 할 수 있는 1등 ICT 역량이 갖춰지면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의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노동조합은 파트너..관제센터도 방문”
그는 취임식 끝나고 첫 번째 하실 업무에 대한 답으로 “파트너로 함께 가야 할 노동조합에 가서 인사하고 과천 네트워크 관제센터가서 ‘이것이 KT구나’하고 깜짝 놀랄 예정”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주총에서도 주주들에게 “앞으로 대표이사로서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하는 등 국내 최대 유무선 인프라 사업자인 KT에 본업(통신)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영섭 CEO는 기업문화에 대한 질문에는 ‘고객가치’, ‘함께하는 KT’, ‘고수(역량)’을 재차 강조했다.
“KT가 개선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다른 기업에서 만 39년간 재직하다가 KT와 함께 하게 됐는데, 평생 머릿속에 두고 있는 것이 ‘고객’”이라면서 “고객에 대한 생각을 기반에 단단히 두는 문화가 필요하다. KT가 발전하고 굳건해지기 위해서는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인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역량, 실질, 화합도 중요하다. 이 네 가지가 그간 내부 부서와 그룹사와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이며, 이를 지향하면 1등 위상은 빠른 시간 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장려하는 기업문화는 뭔가요?”라는 질문에도 “기업문화는 기업의 전부”라면서 “궁극적으로 우리가 쌓아가야 할 기업문화는 함께 혁신하고 함께 성장하고 함께 보람을 나누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함께 혁신하고 성장하고 열매를 맺고 합리적으로 나눌 수 있는 선순환의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맥락에서 “목표하는 KT의 모습을 함께 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마음가짐과 태도는 어떤가?”라고 물으니,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고수가 되면 어디를 가도 인정받을 것이다. 저도 여러분도 고수가 돼야 하고 고수답게 화합하고 고수다운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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