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라더니 내 몸을”…아이돌 지망생 수백명 성착취 일본 ‘발칵’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8. 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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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니스 조사단 “성착취 장기간 광범위하게 발생”
친족 경영탓에 피해 상황 제대로 안 알려져
“경영진 책임 소홀, 사장 교체할 필요 있다”
지난해 쟈니스 소속 연습생 출신 남성이 과거 일을 폭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사진출처 = 유튜브 영상 캡처]
일본 유명 연예기획사인 ‘자니즈 사무소’의 창업자가 남성 연습생을 성폭력했다는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구성한 외부 전문가 조사단이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가 성착취가 반복됐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고 아사히 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니즈가 설치한 ‘재발 방지 특별팀’은 전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월말부터 3개월동안 조사를 진행, 이같은 결론을 발표했다.

자니즈 관계자 등 41명 의견 청취…창업자 생전에 성범죄 저질러
‘재발 방지 특별팀’은 성폭력 피해를 호소한 자니즈의 옛 연습생과 연예인, 자니즈 관계자 등 41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자니즈 창업자인 고 자니 기타가와는 1962년 자니즈를 설립해 ‘스마프’와 ‘아라시’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을 여럿 키워지만 2019년 사망한 그는 생전에 다수의 동성 아이돌 지망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조사단은 자니 기타와가 1950년대 이후부터 사망하기 직전인 2010년대 중반까지 성폭력을 가했으며 피해자는 적어도 수백명에 이른다는 증언을 여러명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런 심각한 상황에도 자니 기타와와 그의 누나 고 메리 기타가와가 경영을 주도하는 친족 경영 탓에 피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누나는 남동생의 범죄 행위를 오랫동안 알고 있었지만 은폐하고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누나의 딸이자 현 자니즈 사장인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는 취임 당시에 성착취 의혹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조사에 나서지 않는 등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장을 교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자니즈 측은 “조사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앞으로 개최할 기자회견에서 대응책을 성의있게 설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니즈’ 성착취 조사 결과 발표하는 전문가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조카 자니즈 사장, 창업자 연습생 상대 성폭력 문제 사과
앞서 ‘자니즈 사무소’는 지난 5월 창업자의 남성 연습생 상대 성폭력 문제와 관련해 사과했다.

게이코 자니즈 사장은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로 세상을 소란스럽게 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피해를 호소하는 분들에게 깊이 사죄한다”며 “관계자와 팬들에게 실망과 불안을 끼친 것에 대해서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자니 가타가와는 생전 남성 아이돌 지망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3월 ‘J팝의 포식자’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소년 성착취 파문을 집중 보도했다. 다큐에서는 ‘하야시’라는 가명을 쓴 남성이 10대 시절 기타가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15살 때 자니스 사무소에 이력서를 내고 오디션을 보면서 가타가와를 만났다는 그는 이후 ‘기숙사’라는 곳으로 불려갔다고 했다. 하야시는 “(그곳에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고통을 겪게 됐다”고 고백했다.

가타가와의 자택 중 하나인 ‘기숙사’에는 수많은 소년이 함께 머물렀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가타가와가 나에게 목욕을 하라고 했다”며 “그는 내가 인형인 것처럼 온몸을 닦아줬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나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야시는 이런 성범죄는 다른 상황에서도 일어났고 그곳 소년들도 알고 있었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日 아이돌 대부‘ 성폭력과 관련해 기자회견하는 ’자니즈‘ 출신 가수. [사진출처 = 연합뉴스]
자니스 소속 연습생 과거 성폭력 사건 잇따라 폭로
지난해에도 자니스 소속 연습생 출신 남성이 과거 성폭력 문제를 폭로했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FocuSON’(호카손)에는 ‘일본 대형기획사 아이돌 탈퇴한 멤버의 폭로’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1998년생인 마에다 코키의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일본에서 유명 아이돌 기획사로 알려진 자니스와 정식 계약을 하고 연습생으로 활동한 자니스 주니어 출신이다. 7명의 ‘자니스 주니어’들이 결성한 그룹 세븐맨 사무라이 멤버로도 활동했던 코키는 2018년 10월 탈퇴를 선언하고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갔다.

코키는 인터뷰에서 자니스 창업자의 성추행 혐의를 묻는 질문에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기획사 대표 키타가와가 동성애자라는 사실과 데뷔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성추행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으나 몇몇 연습생들과 대표사이에 관계가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자니즈 출신 가수인 가우안 오카모토도 지난 4월 기자회견에서 자니즈에 소속돼 있을 당시인 2012∼2016년에 기타가와로부터 15∼20회 정도 성적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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