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경남 수비 리더 '00년생' 박재환, "AG 놓쳤으니 목표는 A대표팀...설기현 감독님? 정말 좋은 분"

신동훈 기자 2023. 8. 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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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아산)] 설기현 감독 아래에서 급성장한 '경남FC 수비 리더' 박재환은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경남은 29일 오후 7시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29라운드에서 충남아산에 1-0 승리를 거뒀다. 경남은 충남아산전 2연승을 기록하면서 무승을 7경기에서 종료했다.

이찬욱의 K리그 데뷔골을 끝까지 지켜냈다. 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찬욱 헤더를 문현호가 쳐냈는데 그대로 뒤로 들어갔다. 이후 충남아산의 반격이 이어졌는데 단단한 수비로 지켜내면서 방어했다. 후반엔 충남아산의 공격이 더 거세졌다. 하지만 고동민의 안정적인 선방과 공중볼, 세컨드볼을 따내는 집중력을 앞세워 버텨냈다. 추가골을 넣지 못한 건 아쉬워도 승리를 따내 7경기 무승을 끊었다.

박재환의 수비 리드가 눈길을 끌었다. 충남아산은 전반엔 아폰자, 하파엘을 앞세운 공격을 펼쳤고 후반엔 미드필더 김혜성을 스트라이커로 세우는 선택 속 직선적인 공격을 이어갔는데 박재환이 이끄는 경남 수비는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최근 수비는 불안했지만 이날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설기현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결과만큼 경기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내내 박재환은 경남 수비 핵이었다. 시즌 초반엔 베테랑 센터백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기대가 됐다. 리더 역할은 확실히 아니었다. 그런데 김명준이 병역 비리 문제 속 빠지고 이광선, 김영찬이 부상을 겪으며 박재환은 순식간에 수비 리더가 됐다. 설기현 감독은 박재환을 주전 센터백으로 택하고 파트너를 계속 바꿨다. 이강희, 이찬욱, 우주성 등이 번갈아 나섰다.

우주성이 부상으로 이탈할 때도 있었는데 그러면 박재환은 어린 수비진을 이끌어야 했다. 2000년생 박재환도 어린데 이찬욱, 이준재, 이민기 등은 그보다 더 어리다. 어린 나이에 수비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박재환은 훌륭히 수행했다. 경남 관계자는 박재환을 두고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선수"라고 했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만난 박재환은 부담은 점점 더 커지지만 그만큼 성장하고 있기에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꾸준히 뽑혔던 선수지만 최근엔 멀어졌고 목표로 삼았던 아시안게임 명단에도 제외됐다. 이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갈 거란 의지도 드러냈다.

[박재환 인터뷰 일문일답]

- 경기 소감은?

충남아산이랑만 만나면 어려운 경기를 했다. 오랜만에 경기를 나선 (이)찬욱이가 데뷔골을 넣고 다같이 끝까지 뛰어서 실점 안 하고 이겨 너무 만족한다.

- 어린 나이인데 수비 리더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다. 원래 옆사람을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다. 최대한 코치님들이 날 믿고 맡겨 주시고 해서 최대한 옆에 (이)민기나, (박)민서나, 찬욱이나, (이)준재나 잘 챙기려고 하고 말 많이 하면서 최대한 도와주려고 한다. 지금까지 잘 뛸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

- 부담감이 클 것 같은데.

오히려 처음엔 부담이 덜했고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금 우리 팀은 상위권 순위 싸움에 직면한 상태다. 실점이 적은 편이 아니니까 더 그렇다. 오늘 오랜만에 무실점도 했고 휴식기를 거쳐서 다시 돌아오면 무실점 경기를 더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 것이다.

 

- 설기현 감독 축구는 빌드업을 매우 강조한다. 힘들지는 않은가.

감독님은 쉬운 상황에서만 공을 차려고 하지 말고 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패스를 하며 풀고 올라가기를 바라신다. 그래야 좋은 상황이 나온다고 강조하신다.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축구가 아니다. 작년부터 했는데 정말 많이 어렵고 그런데 오늘 같이 결과가 나오고 경기가 풀리면 보람을 느낀다. 모든 선수들이 감독님 지시사항을 어떻게든 따르려고 한다.

- 설기현 감독 아래에서 '레벨업' 했다고 느끼는지.

이런 감독님을 어디 가서도 못 만날 것 같다. 수비수들이 실점을 해도 뭐라고 하지 않으신다. 단기적인 걸 보지 않고 멀리 보신다. 나 같이 어린 선수들한테 정말 좋은 감독님이다.

- 순위 싸움이 치열한데.

오랜 기간 무승을 겪다가 이겼다. 좋은 상황이 아니었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남은 경기에서 더 잘해서 높게는 1위, 아니면 더 최대한 높은 위치로 가서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

-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아쉬움이 클 것 같다.

아시안게임은 끝이 났다. 더 높은 A대표팀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일단 팀에서 잘하고 계속 뛰면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고 본다. 팀이 승격하면 팀 내 선수들이 조명을 받을 것이다. 광주FC를 봐도 그렇다. 광주는 지난 시즌까지 우리 팀과 같이 K리그2에 있었다. 그런데 승격하고 좋은 축구를 하니 이순민 선수도 국가대표가 되고 선수 개개인이 다 조명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 팀도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바를 계속 잘해가면 나를 포함해 눈에 띌 거란 생각이 든다.

사진=경남FC,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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