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지진 100주기...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으며 '기억'해야 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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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關東)지방에 진도 7.9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간토대지진·대학살 100년이 지났지만 일본의 국가적 사죄와 배상은커녕 진상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국내에서 발간된 신문과 간토대지진 관련 자료집, 일본 현지 추모비 등을 통해 희생자 명단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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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9월 1일, 일본 간토(關東)지방에 진도 7.9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사망자가 10만 명에 이르고 이재민은 340만 명에 달한 초대형 재난이었다. 재난으로 인한 사회 불안 속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폭동을 일으킨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무려 6,661명의 조선인이 일본인 자경단 등에 의해 학살당했다. 간토대지진·대학살 100년이 지났지만 일본의 국가적 사죄와 배상은커녕 진상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00주기를 맞아 독립기념관, 동북아역사재단, 국사편찬위원회,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이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국제학술심포지움 '관동대지진 조선인·중국인 학살 100년:진실·책임·기억' 을 열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미국에서 9명의 연구자들이 주제 발표를 맡았다.
1부 '진실' 세션에서 성주현 청암대 연구교수는 그간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조선인 희생자 명부를 발굴해 공개했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국내에서 발간된 신문과 간토대지진 관련 자료집, 일본 현지 추모비 등을 통해 희생자 명단을 정리했다. 정러징 중국 원저우대 교수는 간토대지진 당시 중국인 노동자 학살 사건의 실태를 밝히고, 일본 정부가 중국인 노동자를 구금하고 송환하는 과정을 추적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2부 '책임' 세션에서 이재승 건국대 교수와 사이토 가즈하루 일본복지대학 교수는 각각 간토대학살을 '난징 학살' 같은 식민지 제노사이드와 연계시켜 범죄에 대한 국가 책임의 문제를 논의했다. 가토 게이키 히토츠바시대 교수는 일본인의 역사인식을 비판하면서 "조선인 학살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근대 일본의 한반도 침략과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라는 역사인식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부 '기억' 세션에서는 미국과 일본, 한국의 연구자들이 오늘날 간토대학살에 대한 일본의 역사 왜곡과 역사 부정론에 대해 살폈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당시 무고한 조선인 6,661명을 비롯하여 중국인 700여 명과 일본인 사회주의자와 노동운동가 등이 학살당한 사건을 되돌아보면서 현재적 의미를 밝히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박상희 인턴기자 km66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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