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 신무기’ 154km 국대 사이드암, 활용법 깨닫다…한 달 적응→AG 금 사냥→‘가을야구’에서 정점 찍는다
[OSEN=잠실, 한용섭 기자] LG 투수 정우영이 변화구 활용법을 깨닫고 있다. 투심 일변도에서 변화구를 섞는 피칭으로 타자와 승부에서 변화를 주고 있다. 9월말까지 한 달 정도 달라진 투구 패턴으로 반등을 꾀하고, 아시안게임과 포스트시즌에서 확 달라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홀드왕을 차지한 정우영은 올 시즌 기복있는 피칭으로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한 편이다. 지난 13일자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후 2군에서 변화구 테스트를 하고 열흘 만에 복귀했다.
지난 26일 창원 NC전에서 정우영은 0-11로 크게 뒤진 상황에서 등판했다. 부담없는 상황에서 변화구를 1군 무대에서 실전 테스트했다.
마틴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1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성적은 별로이지만, 투구 내용에서 이전과 달랐다. 정우영은 25구를 던졌는데 투심 11개, 슬라이더 9개, 체인지업 3개, 포크볼 2개를 던졌다. 투심 비율이 44%, 변화구를 50% 이상 던졌다.
다음 날,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의 복귀 첫 등판을 지켜본 후 볼 배합과 변화구 활용에 대해서 언급했다. 염 감독은 "2군에서 연습하듯이 던졌다. 그런 패턴으로 던지라는 것은 아니었다. 투심이 기반이 되고 변화구 피칭을 해야 훨씬 효과적이다"며 "투수코치를 통해 볼배합에 대해 이야기했다. 투심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 변화구를 던지는 것이지, 변화구를 극대화하기 위해 던지는 피칭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영이의 최고 장점은 투심이다. 투심 하나만 갖고 힘들다는 걸 느꼈으니, 그 투심을 살리기 위해서 부수적으로 뭐가 필요한지, 포크와 커브가 투심의 구종가치가 조금 떨어진 것을 살려내기 위해 던져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우영이 초구, 2구를 변화구로 던지고, 변화구 비율이 더 높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주연과 조연의 역할이 뒤바뀐 것이다.
정우영은 27일 NC전에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5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6회 2사 후 손아섭에게 내야 안타를 맞고, 보크로 2루로 주자가 진루했다. 박민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1점을 허용했다.
정우영은 투심 24개, 변화구(커브, 포크, 슬라이더)를 11개 던졌다. 주무기 투심 비율이 69%였다. 염 감독의 조언으로 첫 경기와는 투구 패턴이 달라졌다.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고, 슬라이더로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정우영은 29일 두산전이 우천 취소가 된 후“감독님께서 당장 올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하셨다. 결과에 신경 안 쓰고 1군에서 새로운 것을 던질 수 있는 마음 자체를 잡고 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부담없이 (변화구를) 던졌다”고 말했다.
첫 등판 후 볼 배합에 대한 피드백을 들은 정우영은 “지금까지 변화구를 많이 안 던져봤으니까, 투수들마다 볼카운트에서 던질 수 있는 공이 있다. 일례로 2볼에서 커브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고, 나는 그런 것을 잘 안 해 봤으니까 몰랐다”며 “투수코치님이 변화구만 던져서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가지 말고, 자신 있는 공으로 카운트를 잡고, 유인구로 변화구를 쓰는 것도 이야기하셨다. 두 번째 등판에서는 초구, 2구를 투심으로 던지고, 투심을 생각할 때 변화구로 던지고, 다시 결정구로 투심을 던지는 그런 식으로도 던졌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첫 경기를 던지고 (변화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확실히 느꼈고, 두 번째 경기에 점수를 주긴 했지만 괜찮은 편이었다. 보크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포수의 견제구 사인에 타이밍을 잘못 알고서 움찔 하는 바람에 보크를 했다고 한다.
열흘 만에 완벽하게 변화구 활용법을 익히는 것은 쉽지 않다. 정우영은 “감독님께서도 포스트시즌을 많이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변화구로 투심의 위력을 다시 되찾고, 포스트시즌에서 변화구도 완전히 마스터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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