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정치적 중립 위반’ 사과 요구에 원희룡 “노무현 前대통령도 선거 압승 호소”

양지호 기자 2023. 8. 30. 13: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0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놓고 원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간 설전이 벌어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스1

민주당은 이날 원 장관이 최근 보수성향의 한 포럼에서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는데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문제삼았다. 더불어민주당 국토위 간사 최인호 의원은 해당 발언이 “공무원으로서 중립 의무 위반이다. 정상적 장관이 아닌, 유세장에 나온 정치인의 모습”이라며 원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원 장관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소영 의원은 “원 장관은 국무위원이냐, 아니면 국민의힘 총선 선대본부장이냐”라고 했다. 한준호 의원도 “(정치적 중립 의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늘 결산 보고 관련된 질문에 답할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장관의 퇴장을 요청한다”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민기 국토위원장이 원 장관에게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지를 선언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원 장관은 “저보다 훨씬 세고 직접적으로 선거 압승을 호소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도 헌재에서 기각된 바 있다”며 “이것으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말했다.

2004년 국회는 노무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이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이라며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기각했다. 헌재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행동이 헌법과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것은 인정되나 파면을 할 정도로 중대하지는 않았다고 봤다.

원 장관은 또 “당시 발언은 국토부 장관으로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민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서 국정 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라며 “선거에 직접 개입하거나 관여하겠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 의지 선언은) 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살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란 것”이라며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원 장관은 지난 24일 한 포럼 강연에서 국민의힘의 내년 총선 승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여당의 간판을 들고 국민 심판을 받아야 하는 분들에 대한 밑바탕 작업에 정무적 역할을 하겠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에서 정권교체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야권에서는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해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