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무관' 그림자, 리그컵 또 초장 탈락…우승 전문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좌절

조용운 기자 2023. 8. 3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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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2008년이 마지막 우승이다. 토트넘 홋스퍼의 무관 탈출이 올 시즌도 힘겨워 보인다.

토트넘이 현실적으로 가장 우승 가능성이 컸던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30일(한국시간)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풋볼리그(EFL) 카라바오컵 2라운드(64강)에서 풀럼에 패해 짐을 쌌다.

토트넘은 풀럼과 전후반 9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고배를 마셨다. 풀럼이 5명의 키커 전원 성공한 반면 토트넘은 세 번째로 나섰던 다빈손 산체스가 실축하면서 3-5로 고개를 숙였다.

토트넘이 무관의 한을 풀 기회를 날린 모양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총 3개의 대회에 출전한다. 지난 시즌 극도로 부진한 탓에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하며 운영할 대회가 하나 줄었다. 우승 가능성을 점칠 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영국축구협회(FA)컵에 비해 카라바오컵 난이도가 가장 수월하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카라바오컵은 대체로 어리거나 비주전인 선수를 활용한다. 특히 초반 라운드에는 다양한 선수를 시험하는 판이기도 하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일단 우승하지 못하는 징크스를 털어내는게 우선이라 작지만 소중한 기회였던 셈이다. 토트넘이 가장 마지막에 우승했던 것도 2007-08시즌 칼링컵이라 불렸던 리그컵이다.

일단 토트넘 입장에서는 높이 올라가는 게 필요했다. 가뜩이나 대회 초기부터 하부리그가 아닌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풀럼을 만난 만큼 적극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큰 폭의 로테이션을 택했다.

지난 주말 본머스와 프리미어리그와 비교해 선발 명단 9명을 바꾸는 강수를 뒀다. 이를 통해 히샤를리송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이반 페리시치, 마노르 솔로몬이 좌우 측면 공격을 맡았다.

중원에는 피에르 에밀-호이비에르, 올리버 스킵, 지오바니 로 셀소가 자리했다. 수비진은 벤 데이비스, 미키 판 더 펜, 산체스, 에메르송 로얄이 호흡을 맞췄고, 골문은 프레이저 포스터가 지켰다.

▲ 화끈한 공격 전술로 셀틱을 도메스틱 트레블로 이끈 포스테코글루 감독
▲ 호주 대표팀을 아시안컵 우승으로 이끈 것을 시작으로 이번 시즌 셀틱까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트로피와 친숙하다
▲ 셀틱 팬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포스테코글루 감독

결국 과도한 선발 변화가 좋았던 흐름을 망쳤다. 토트넘은 올 시즌 초반 행보가 나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2승 1무로 3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달라질 여지를 보여줬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성향이 내용과 결과를 가져오기 시작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빅리그에서 지도한 경험이 없지만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건너오며 우승 청부사로 불렸다. 호주 클럽에서 거둔 성공적인 커리어를 바탕으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호주 대표팀을 이끌었고, 2015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후 일본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서 3년 넘게 보내며 J리그 우승을 이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1년 여름부터 최근까지 스코틀랜드 셀틱을 지도했다. 셀틱에서 치른 112경기서 82승을 거두면서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두 시즌 연속 리그와 컵대회를 우승하며 트로피를 쓸어모았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정상에 오르는 비법을 아는 지도자가 필요한 토트넘 입장에서 구미가 당기는 대목이었다. 결국 여러 과정 끝에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4년 계약을 체결했다. 공격적인 축구를 원하던 토트넘은 셀틱에서 닥공을 펼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장기간 발전을 맡겼다.

효과가 초반에 나오는 듯했지만 카라바오컵 탈락으로 다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가뜩이나 풀럼전 경기력도 기대이하였다. 우세할 것이란 평가와 달리 풀럼 공세에 시달렸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만 확인하고 돌아선 데 뒷맛이 개운치 않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 토트넘이 풀럼에 승부차기로 패해 리그컵에서 탈락했다

결과적으로 리그컵 탈락은 우승할 대회 하나 줄어든 아쉬움 이상으로 큰 피해를 안긴다. 가뜩이나 스쿼드가 방대하고 이적 시장 마감일도 며칠 남지 않았다. 단기간 대대적 방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인원을 끌고 가야한다. 그런 점에서 뒤를 받쳐주는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며 출전 감각 제고를 위해서라도 리그컵에서는 순항했어야 한다. 여러모로 시즌 구상이 틀어질 만한 이른 탈락이다.

리그컵 64강도 돌파하지 못한 토트넘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주장 손흥민도 결과가 답답한 듯 얼굴의 땀을 훔치며 탄식했다. 그래도 주장답게 선수들을 독려하며 주말 번리 원정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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