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공산전체주의 세력 조작선동" 잇딴 '이념' 발언에 반발 확산
진중권 "대통령의 이념 틀렸다" 이재명 "매카시가 웬말…인내심 한계"
서은숙 "윤 대통령 자유민주주의자 맞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공산전체주의 맹종세력 추종세력의 허위조작선동 규탄 발언을 잇달아 내놓아 논란이 크다.
3.1절, 광복절에 이어 각종 행사에서 내놓은 인사말에 이념을 강조하고 야당과 언론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싸우겠다고 나서는 등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홍범도 장군의 공산당 이력을 문제삼아 육군사관학교 흉상을 철거하려고 하면서 전국을 매카시, 반공이데올로기 논쟁에 빠뜨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오후 민주평통자문회의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 격려사에서 민주평통을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실천하기 위해 국민적 역량과 의지를 하나로 결집하는 헌법기관”으로 규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통일은 바로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3국의 포괄적 협력체계를 제도화한 점을 들어 “3국의 이익은 배타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3국 협력체계는 인류 전체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할 것이며, 우리의 통일 역량을 크게 증대시키고 국제사회로부터 우리의 통일을 지지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3국 공동선언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기반 통일을 언급하고 지지를 표명한 점을 평가하면서 국내에 공산전체주의 세력을 문세삼았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이 분단의 현실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들은 허위 조작, 선전 선동으로 자유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공산 전체주의의 생존 방식”이라고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인접한 자유민주주의국가가 발전하면 사기적 이념에 입각한 공산전체주의가 존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글로벌 중추 국가로 발전하여 우리의 통일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저녁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이념을 강조하면서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야당과 언론에 불만을 쏟아냈다. 후쿠시마 오염수 우려 보도에도 윤 대통령은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오전 전남 목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공산전체주의 맹종세력 추종세력 사회 교란' 언급을 두고 “과거 임진년에 우리 국민을 우습게 이순신 장군을 우습게 알던 외세를 언급하지 못할 망정 철지난 공산 전체세력만 나열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만 우습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1+1=100이라는 사람들'이라는 윤 대통령 발언에 “1+1을 마이너스 100, 마이너스 정치를 하고 있는 부끄러운 자기고백 아니냐”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는 이념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 정치가 아닌 환경 문제, 정부가 감출게 아니라 국민이 따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은숙 같은 당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외치고 싶어하나 정작 본인이 자유민주주의자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사면복권, 언론장악 전문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에 정부와 대통령실 개입, 한상혁 방통위원장 해임, 정연주 방심위워장 해임, 김현희 전 권익위원장 감사원 감사 등을 두고 “이건 자의적 지배이자 폭력적 지배이지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앞장서서 무너뜨리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위원은 “북한과 공산주의를 비판한다고 자유민주주의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1+1을 100이라고 한 것을 두고 “미개한 사람 취급하면서 국민을 향해 싸우겠다고 선포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국방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시도와 '가장 중요한 것은 이념'이라고 한 윤 대통령 발언을 이 대표는 “매카시가 대한민국에 돌아온 것 같다”며 “AI시대에 대한민국에 철지난 색깔론 반공이데올로기가 웬말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몰역사적이고, 반헌법적인 폭거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주인은 국민이지 왕이 아니다”라며 “인내도 한계가 있다. 국민의 집단지성이 발휘되고 국민이 행동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도 지난 29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언론과 야당을 1+1=100이라는 사람들이라고 한 것을 두고 “모든 것들이 이념이다라고 했는데 1 더하기 1은 100이라고 하는데 1 더하기 1은 공산당, 1 더하기 1은 빨갱이, 1 더하기 1은 주사파. 이 수준”이라며 “윤 대통령이 계속 고장난 레코드처럼 자유, 자유, 자유 얘기하는 것을 정신분석학에서 '오토마톤' 현상이라고 한다. 실현되지 않는 무의식적 욕망, 뉴라이트 사관이다. 이런 게 계속 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진 교수는 “전 정권 건 모든 게 잘못됐던 거고 그런 식으로 보니 현실 판단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이라며 “거기서 나온 대책은 합리적인 것이 아니라 (이념의) 십자군 전쟁이 된다”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오염수에 대해서도 야당을 괴담 선동이라고 하고, 설득시키는 것이 아닌 전쟁을 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대통령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념이요. 그거 틀린 것”이라며 “헌법 바깥에 있다. 보수도 아니고 보수 일각의 극단적인 사람들의 견해인데 대통령이 그걸 아셔야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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