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오염수 놓고 충돌…여 "처리수" 야 "핵쓰레기"(종합)

한상희 기자 이밝음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8. 3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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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오염수 방류가 아니라 처리수로 불러야"
야 "바다에 핵 쓰레기 버려…정부는 도쿄전력의 입"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3.8.3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이밝음 정지형 기자 = 여야는 30일 2022회계연도 결산안 심의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광주광역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 육군사관학교 앞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오염수 방류를 '핵 쓰레기' '일본의 핵 폐수 테러'로 규정하고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여당은 이런 야당의 오염수 공세를 '괴담'이라고 맞받으며 '오염수'를 '처리수'로 바꿔부르자고 제안했다.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어업인들이 우리 바다와 수산물을 오염시키는 장본인은 이 사안을 정치에 활용하는 정치인, 언론, 가짜 전문가들이라고 하소연했다"며 "민주당의 괴담정치로 수산물 소비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수산업 존립 자체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권 의원은 오염수 방류가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태스크포스(TF)에 문재인 정부에서 파견한 김홍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사가 포함된 것을 거론하며 "IAEA 결과 보고서를 부정하는 민주당은 당시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안병길 의원은 "오염수 방류가 아니라 처리수라고 부르는 게 맞다"며 "(오염수라는 용어를) 시급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총리는 "오염수 방류가 아니라 과학적 기준에 의해 처리된 오염수가 방류되는 것"이라며 "다핵종 제거 설비(ALPS·알프스)에서 처리된 오염수가 과학적으로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건 오염수를 방류하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류 공동의 우물인 바다에 핵 쓰레기 버린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오염수 투기는 전 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인 범죄 행위다. 전범국가 일본이 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환경 문제를 일으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위 의원은 "일본의 핵 폐수 테러에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방류 계획이 과학적이라며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안전성을 우려하는 국민은 괴담을 유포하지 말라고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중수소는 체내에 들어와서 유전자 변형 가능성이 있다"며 "그런데 3800만원이나 들여 만든 대통령실 홍보 영상에서 (정부는) 칼륨40을 삼중수소로 오해하게 만들고 바나나에도 (방사성 물질이 오염수의) 350배가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제가볼 때 과학적 사실에 대해 괴담을 유포하는 건 정부"라고 주장했다.

위 의원이 "지금 우리 정부는 도쿄전력의 입이 됐다"고 하자, 한 총리가 "굉장히 일방적인 말이다. 예의가 없다. 도대체 정부가 국민을 위해 얘기한다는데 도쿄전력(의 입이라고 하나)"고 항의하며 언쟁이 오가기도 했다.

정율성 공원을 둘러싼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권 의원은 "언론에 따르면 (정율성은) 독립운동 행적도 불확실한 데다 친북 행적이 뚜렷이 드러나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독립운동가로 서훈받지 못한 사람"이라며 "오히려 대한민국을 침략하는 전쟁에 참전해 대한민국 국민들을 피눈물 흘리게 한 사람을 자유 대한민국 정신에 정면 배치되는 사람을 기억하는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도 "어떻게 김일성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인물을 자유 대한민국의 한복판에 역사공원을 세울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우리 역사를 깡그리 무시해도 되는 것인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선연들이 강기정 광주시장의 안일한 역사의식을 무덤 속에서 통곡할 일"이라고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정율성은) 대한민국 헌법 1조1항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인물"이라며 "보훈부 장관으로서는 정율성 공원 조성사업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현재까지 검토된 자료를 보면 정율성을 항일운동가라고 하는데 대해 반대"라고도 했다.

안 의원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역대 대통령들이 인정한 독립운동가로서의 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공산주의 활동 이력이 있는 분에 대해 독립운동사로서 업적은 기릴 순 있어도 주적을 분명히 하고 대적관을 확실해야 하는 육사에 전시할 순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여야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출석 문제를 놓고 초반부터 충돌하기도 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폴란드 방산 전시회 참석차 출국한 이 장관에 대해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은폐하기 위한 게 아닌가"며 "국민으로부터 도망가는 장관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행정부의 입법부 경시, 무시가 날로 도를 더하고 있다"며 "결국은 삼권분립의 기반을 흔들고 더 나아가 법치주의가 허물어질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생각해달라"고 했다.

반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이) 외유성이나 개인 신상을 이유로 불출석한 게 아니다"며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사정이 있음을 야당 의원들이 너그러이 이해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폴란드 방산 전시회 참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폴란드 방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전해졌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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