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츄·피프티피프티·오메가엑스..연예계 들이닥친 템퍼링 주의보[종합]
연예계가 이른바 '전속계약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전 접촉을 뜻하는 '템퍼링' 이슈가 특히 여러 아티스트와 소속사 간 분쟁으로 커져가며 여러모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갈등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폭로전까지 더해지는 양상도 보이고 있는 중이다.
걸그룹 이달의 소녀 멤버로 데뷔해 솔로로서 예능 인지도를 높이면서 인기 스타 대열에 오른 츄는 지난 4월 새 소속사 ATRP와의 새 출발 이후 오는 10월 자신의 첫 솔로앨범 발매를 확정한 시점에서 전 소속사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이하 블록베리)의 전속계약 본안 소송 1심 불복 항소 소식을 접해야 했다.
블록베리는 지난 28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 1심 결과에 불복하는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지난 17일 츄가 블록베리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츄가 본안 소송과 함께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2022년 3월 일부 인용한데 이어 본안 소송에서도 승소하며 블록베리와의 계약 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하지만 블록베리는 항소를 통해 법적 싸움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블록베리는 츄 소송 이외에도 이달의 소녀 타 멤버 5명과의 소송 패소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더해 전속계약 효력 관련 본안 소송도 준비하는 등 오랜 싸움을 계속 하려 하고 있다.
이달의 소녀와 블록베리의 갈등은 블록베리가 츄를 상대로 탈퇴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본격화됐다. 블록베리는 지난 2022년 11월 공식 팬카페 공지를 통해 이달의 소녀에서 츄를 제명, 탈퇴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리며 파장을 일으켰고 당시 컴백 앨범을 예고했던 이달의 소녀의 일정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이미 이러한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던 츄는 발빠르게 법적 대응을 모색하면서 이달의 소녀를 떠나 블록베리와의 결별도 준비하고 있었다.
이에 블록베리가 지난 2022년 12월 연매협(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과 연제협(한국연예제작자협회)에 츄의 연예활동 금지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나란히 제출하면서 갈등은 심화됐다. 블록베리는 특히 연매협 상벌위원회를 통한 진정서 제출을 통해 츄의 탬퍼링(사전 접촉)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록베리는 츄가 2021년께 이미 바이포엠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탬퍼링을 한 것으로 판단하고 "매니지먼트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연매협 상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연매협은 사실상 츄의 손을 들어줬다.
츄 현진 비비 희진 김립 진솔 최리는 모두 새 소속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활동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츄는 B1A4, 오마이걸, 온앤오프를 직접 발굴하고 기획 제작한 WM엔터테인먼트 출신 김진미 대표가 새롭게 설립한 ATRP에 새 둥지를 틀었고 희진 김립 진솔 최리 하슬은 이달의 소녀 초기 제작에 참여한 정병기 대표의 모드하우스로, 현진 비비 올리비아혜 여진 고원은 이달의 소녀 운영에 참여한 윤도연 대표의 씨티디이엔엠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브는 독자 노선을 택했다.
츄가 일단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모두 승소 판결을 받아냈기에 당장 활동에 큰 제약은 없는 상태지만 소송은 2심으로 넘어가 재판이 이어지게 됐다.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법원의 결정에 불복, 항고를 결정하면서 법적 싸움이 더욱 본격화될 흐름을 보이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키나 새나 시오 아란)는 30일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기각 결정에 대해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을 통해 즉시 항고를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곧 즉시항고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은 "피프티 피프티가 신청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을 담당한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음반ㆍ음원 수입에 관한 정산구조, 음원유통사가 지급한 선급금 중 피프티피프티 제작을 위해 사용된 내역 및 항목에 대한 미고지, 그와 관련 된 채무자 대표이사의 배임 여부 등에 대해서는 본안 소송의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이 쟁점은 법률대리인이 심문재개신청을 통해 소명기회를 요청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어 바른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가처분 기각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와 별도로 위 쟁점에 대해 본안에서의 심리를 위한 본안 소송 또한 가까운 시일 내에 진행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28일 피프티 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고 "정산자료 제공 의무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건강 관리, 배려 의무 위반도 충분한 소명이 됐다고 보기 어려우며 더기버스와의 업무 종료가 전속계약 위반은 아니다"라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피프티 피프티는 6월 28일 멤버들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6월 19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고 이에 앞서 어트랙트가 6월 23일 멤버의 건강 악화로 인한 수술 치료를 알리고 활동 중단을 예고하며 "해당 기간 동안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접근해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 세력이 확인됐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전홍준 대표가 이끄는 어트랙트가 "멤버들과의 화해를 원한다"라며 언제든지 활동 재개에 임할 수 있음을 끊임없이 내비쳤음에도 멤버들은 가족들과 변호인의 뒤에 숨은 채 2개월 동안 입을 꾹 닫고 "가수 활동을 안 했으면 안 했지 절대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초강수를 뒀다. 이 입장은 현재까지도 유효한 상황이다.
오메가엑스(OMEGA X) 역시 심상치 않은 법적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오메가엑스는 29일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를 통해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 대표 A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금주 중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해 멤버들의 피해 내용을 공개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오메가엑스 멤버 예찬의 부친 신씨도 유튜버 인지웅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초경찰서 사이버 수사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신씨는 고소장을 통해 "오메가엑스 전 대표 강 씨가 멤버들에게 행한 갑질, 폭언, 폭행 등을 최초 보도한 언론사 기자 K씨에게 오메가엑스에 대한 기사를 써달라고 청탁을 한 적이 없을 뿐더러,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K기자와 일면식도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오메가엑스는 지난 2022년 A씨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피해 영상을 공개, 당시 소속사의 부당한 대우 등을 폭로하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고 2022년 11월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A씨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 등 학대를 당했고, 원치 않는 술자리에도 참석했다"라고 주장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후 오메가엑스는 지난 1월 스파이어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고, 5월 "오메가엑스는 전 소속사 스파이어와 신중하고 오랜 논의 끝에 전속 계약을 해지하기로 상호 원만하게 합의했다. 스파이어와 모든 분쟁을 종결하기로 했다. 향후 오메가엑스는 데뷔 전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매니저와 함께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오메가엑스는 지난 7월 종합 IP 제작 그룹 아이피큐와 전속계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오메가엑스가 최근 템퍼링 이슈로 파장을 일으킨 '피프티 피프티 사태' 속에 비슷한 케이스로 언급되면서 미묘한 기류가 흘렀고 여기에 유튜버 인지웅이 오메가엑스 역시 피프티 피프티의 사례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점차 이슈가 커져갔다.
이에 칼을 빼든 오메가엑스 현 소속사 아이피큐는 29일 공식입장에서 "유튜브 '인지웅 K-pop idol trainer' 채널에 게시된 본 사안 관련 영상들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영업 방해에 대한 형사 고소를 완료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와의 3자 합의 내 일방적 귀책사유에 따른 손해 배상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영업 방해, 강제 추행, 정서적 학대에 따른 민, 형사 고소 진행과 '인지웅 K-pop idol trainer' 채널에 게시된 주장들을 바탕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국내/외 게시물 및 댓글과 해당 채널에 게시된 영상을 확대, 재생산하는 온라인 게시물 일체에 대한 민, 형사 고소도 진행 예정"이라고 알렸다.
아이피큐는 "법적 절차에 필요한 자료 수집을 모두 완료했으며, 이후 관련 게시물들의 삭제 또는 수정 등이 이루어지더라도 사전 수집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선처 없이 법적 절차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오메가엑스의 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전속계약 해지와 아이피큐로의 영입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나 템퍼링 시도는 일절 존재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월 31일 오메가엑스와 관련된 분쟁을 모두 종결하고, 유통사 다날엔터테인먼트(이하 다날엔터)와 당사와의 음악제작유통계약 등의 권리, 의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오메가엑스 및 제반 IP 관련 양수도 계약'(이하 IP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IP 양수도 계약 당시 다날엔터 및 양수인(전 매니저 A씨)에게 "오메가엑스가 다날엔터 또는 다날엔터의 관계사로 들어가는 것이라면 본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라며 "그런데 지난 7월 3일 오메가엑스는 다날엔터 관계사인 IPQ(전 픽쳐레스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IP 양수도 계약의 양수인인 매니저 A씨가 당사 쪽에 연락했고, 3차례 만남을 통해 템퍼링 의혹의 정황과 양수도 계약이 유효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폭로했다"라고 밝혔다.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는 "IP 양수도 계약의 취소 절차까지 진행 중"이라고 강조하고 "다날엔터와 양수인은 당사를 기망해 IP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최근 유튜버가 폭로한 템퍼링 의혹 관련 내용과 다르지 않은 상황이며, 이러한 기망 행위에는 IPQ 및 오메가엑스 멤버들도 깊숙히 관련돼 있다고 판단된다. 다날엔터와 양수인을 상대로 본건계약을 취소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스파이어엔터테인먼트는 "오메가엑스 멤버들 역시 전속계약 해지합의서를 작성하는 등 개별적인 전속계약의 해지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양수인 및 오메가엑스 멤버들의 IP 양수도 계약에 대한 위반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사만이 오메가엑스 멤버들에 대해 전속계약 해지의무를 이행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라며 "당사와 오메가엑스 멤버들 사이의 전속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합니다. 또한 오메가엑스IP는 조만간 회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상근 기자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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