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대만 ‘독립국가’로 첫 언급…중국 반발 예상
외무장관, 왕이 초청으로 5년 만에 중국 방문
영국 하원이 외무장관 방중을 앞둔 시점에서 대만을 처음으로 독립 국가로 공식 언급해 파장이 예상된다고 폴리티코가 30일 보도했다.
보도를 보면,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이날 공식 채택한 보고서에서 “대만은 이미 중화민국이라는 국명을 사용하는 독립 국가”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만은 영구적인 인구, 규정된 영토, 정부 그리고 다른 국가와 관계를 맺을 능력 등 국가의 요건을 모두 갖췄으나 더 큰 국제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하원 보고서가 이러한 내용을 명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대만을 지지할 만큼 대담하지 않다고 비판하면서, 전 세계 첨단반도체 90%를 공급하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행동과 경제 봉쇄를 막기 위해 정부가 동맹국들과 함께 제재를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영국이 사이버와 우주 방위 능력에 대한 삼국 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일본, 대만과 협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만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장관은 왕이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 영국 외무장관의 방중은 5년 만으로, 2018년 제러미 헌트 당시 외무장관이 마지막이었다.
영국과 중국 관계는 보리스 존슨과 리즈 트러스 총리 시절 악화 일로를 걸었으나, 지난해 10월 출범한 리시 수낵 정부는 중국에 누그러진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국을 광범위한 “위협”으로 부르는 것을 중단하고 “시대를 바꾸는 체계적인 도전”으로 칭하는 식이다.
이날 외무장관 방중을 앞두고 하원 보고서가 나오며 중국에서 큰 반발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앨리시아 키언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우리는 중국의 입장을 인정하지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키언스 위원장은 클레벌리 외무장관의 방중을 두고도 “대만의 자결권을 지지할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는 13개국이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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