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강화한 GS…허태수 회장 “신사업 구체화할 시점”
미래성장 분야 사업 추진현황 공유
벤처투자서 사업화 단계 진입 시작
전기차·폐배터리·바이오 투자 강화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30일 경기도 청평 GS칼텍스 인재개발원에서 신사업 공유회를 열고 계열사 임원들에게 벤처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을 주문했다.
GS그룹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는 허태수 회장을 비롯해 홍순기 ㈜GS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신사업 담당 임원 등 핵심 인력 60여명이 총출동했다. GS그룹이 신사업 공유회를 연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일정은 시간제한 없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GS그룹 측은 “투자 내용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투자 회사들이 가진 기술들을 연결해 구체적인 사업으로 육성할 방안까지 논의했다는 점에서 지난 3년간 꾸준히 이어진 벤처 투자가 구체적인 신사업 빌드업 단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GS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전기차(EV) 충전 △폐플라스틱·배터리 리사이클 △산업바이오 등 벤처 투자를 신사업으로 연결한 사례들을 공유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2021년 GS에너지가 지커넥트 합작 투자로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첫발을 들인 뒤 지분을 추가 인수해 GS커넥트를 출범하고 업계 수위 사업자인 차지비까지 인수하면서 전국 약 4만대의 완속충전기를 보유한 1위 사업자에 올랐다.
GS는 전기차 충전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전방위로 투자하면서 미래 시장 확대를 대비하고 있다. 릴렉트리파이와 에너지 사용 빅테이터를 분석하는 오토그리드, 전기차충전 모바일 통합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모두의 충전’을 운영하는 스칼라데이터, 전기차 자율충전 로봇 기술의 EVAR, 전력 중개 및 가상발전소 기술을 가진 해줌 등이 전기차 충전 신사업 관련 GS가 투자한 벤처들이다.
GS그룹은 합성 바이오 기술 스타트업과 GS칼텍스가 가진 상업 생산 역량 등을 결합해 친환경 바이오 소재를 양산하는 산업 바이오 신사업에 힘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효율의 합성 단백질 제조 기술을 가진 젤토, 바이오케미칼 생산 대사경로 최적화 기술의 자이모켐, 바이오필름을 활용한 연속생산공정 기술의 카프라바이오사이언스, 바이오 전문 인큐베이팅 펀드 퍼먼트 등 GS의 투자 스타트업과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GS그룹은 허태수 회장 취임 후 벤처 투자에 적극적이다. 2020년 ‘스타트업 벤처와 함께 하는 미래성장’을 신사업 전략으로 선언했으며 최근 1년 사이 총 33개 스타트업과 7개 벤처펀드 등에 약 1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룹의 벤처투자는 GS퓨처스와 GS벤처스 등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이 주도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은 GS퓨처스는 북미 지역에서, GS벤처스는 국내를 중심으로 아시아권 벤처 시장을 통해 GS그룹의 신사업과 접목할 수 있는 신기술을 소싱하고 있다. GS퓨처스는 올 들어 차세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사인 미트라켐을 포함해 15개사에 투자했고 GS벤처스는 지난해 벤처펀드를 조성한 지 1년 만에 16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계열사들도 기존 사업에 접목해 신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GS칼텍스가 폐플라스틱 수집 스타트업 G.E.T에, GS에너지가 폐배터리 소재 추출 기술로 알려진 EVCC에 투자했으며 GS리테일은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작하는 로브로스에, GS건설은 주택 건설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클리어스토리에 투자했다.
분야별로는 배터리나 탈탄소 기술과 관련 있는 기후변화 영역 스타트업과 벤처펀드에 48.8%로 가장 큰 비중을 실었으며 친환경 원료로 연료나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산업바이오(Bio) 영역이 29.3%, 활성화기술과 순환경제 분야 투자가 각각 6.6%와 5.9%로 뒤를 이었다.
김은경 (abcd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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