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미네르바대학 ‘태재대’ 개교

2023. 8. 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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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대학의 기준을 세울 태재대(泰齋大)가 문을 열었다.

창의적 사고와 소통·협업 능력을 갖춘 미래형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걸맞게 입학생들이 손수 작성한 선서문을 읽어내려갔다.

총장으로 재직하며 '개척하는 지성'이라는 책을 내고 미래 인재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킨 그는, 세계적 혁신 대학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태재대의 초석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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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걸 한샘 창업주 3000억 기부
하이브리드형 혁신대학...32명 입학
서울·뉴욕·메타버스등 캠퍼스 다양
30일 서울 종로구 태재대학교에서 염재호(오른쪽) 총장이 신입생들의 목에 학교의 상징이 담긴 스톨(어깨 덮개)을 걸어주고 있다. 태재대학교는 조창걸 한샘 창업주가 사재 3000억원을 들여 설립했으며 이날 첫 신입생들이 입학했다. 임세준 기자

#. 2023년 태재대 입학생이 된 전다희(16)양, 전다윗(16)군은 2008년생 쌍둥이다. 한국 코너스톤 국제학교를 다녔던 남매는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취득하고 대학생이 됐다. 전 양은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듣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처음에는 부모님도 걱정하셨지만 결국 제 편이 돼주셨다”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부를 할 수 있다니 가슴이 뛴다”고 벅찬 마음을 전했다. 쌍둥이 오빠인 전(16)군도 태재대의 혁신 커리큘럼에 매력을 느껴 지원했다. 전 군은 “로봇 공학이 꿈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 가서 현장을 느끼고 싶다”고 기대했다.

혁신 대학의 기준을 세울 태재대(泰齋大)가 문을 열었다. 창의적 사고와 소통·협업 능력을 갖춘 미래형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걸맞게 입학생들이 손수 작성한 선서문을 읽어내려갔다. 입학식장에서 ‘대기’하고 있던 염재호 태재대 총장과 교수진은 일렬로 서 입학생을 맞이했다. 염 총장은 학생의 목에 일일이 학교의 상징이 담긴 스톨(어깨 덮개)을 걸어주며 악수했다. 학령 인구가 감소하며 대학 위기가 전례없이 심각해진 시대, 기존 대학 체계를 부수고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시도가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태재대는 한국판 ‘미네르바 대학’으로 불린다. 미네르바 대학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하이브리드형 명문 사립대학이다. 아메리카, 아시아 등 각 대륙의 주요 도시에 거점 캠퍼스를 만들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2023년 세계혁신대학평가(WURI)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색다른 태재대 입학식=30일 태재대는 서울시 종로구 태재대 태재관에서 첫번째 입학식을 진행했다. 총 410명의 학생이 지원해 32명이 선발됐다. 입학생 면면도 남다르다. 이스라엘의 샤하르 베잘렐(Shahar Bezalel) 학생은 고등학교 졸업 후 군 복무를 마친 후 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계기로 태재대에 입학했다. 자기 혁신 전형으로 입학한 최지훈 학생은 남아공 의대를 입학했다 밀라노 소재 대학으로 옮긴 후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염 총장은 “도전에 직면한 오늘날 세계에는 명확한 사고, 좋은 아이디어, 강력한 리더십,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며 “태재대는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답은 바로 학생 여러분”이라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 염 총장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고려대 총장을 지낸 인물이다. 총장으로 재직하며 ‘개척하는 지성’이라는 책을 내고 미래 인재에 대한 고민을 심화시킨 그는, 세계적 혁신 대학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태재대의 초석을 닦았다. 조창걸 한샘 창업주가 개인 사재 30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이 대학은 디지털과 글로벌을 두 축으로 미래형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목표다.

신입생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9월부터 서울에 위치한 레지덴셜 캠퍼스 입주를 시작으로 전세계를 순회한다. 가상공간으로 확장된 태재 메타버스 캠퍼스에서 최첨단 온라인 교육 플랫폼 인게이지리(Engageli)를 활용해 학습한다. 이후 뉴욕, 홍콩, 모스크바, 도쿄 등의 글로벌 도시에서 1학기씩 생활한다. 방학 중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견학, 유럽 문명사 그랜드 투어 등의 스터디 투어를 진행한다. 체류 지역의 사회경제적 환경을 직접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씨빅 프로젝트도 수행한다.

모든 학생은 1학년에 단일학부인 혁신기초학부 과정을 이수한다. 2학년부터는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인문사회학부 ▷자연과학학부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학부 ▷비즈니스혁신학부 등 총 4개의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해 융복합 분야를 탐색한다.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갖출 수 있는 토론형 수업이 핵심이다. 모든 수업은 20명 이하 소규모로 진행되며 100% 영어를 사용한다. 2학년 1학기에는 모국어와 영어를 제외한 2개의 제2외국어, 파이선(Python)과 같은 컴퓨터 언어를 포함해 총 3개의 언어를 중급 이상의 수준으로 마스터하게 한다.

▶전세계서 모인 교수진...유엔 인사가 축사=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캠퍼스라는 특징은 교수진 구성도 변화시켰다. 세계 어디서나 수업이 가능해 교수진의 거주 의무가 없다. 하버드, 스탠포드, 예일, 프린스턴, 유펜, 컬럼비아, 옥스퍼드, 캠브리지 출신 박사 등 수백여명이 지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디지털콘텐츠 축사를 통해 “태재대는 고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개척자이자 건설자이며 21세기 진정한 고등교육을 향한 긴 여정에서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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