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불, 뉴욕보다 더 많이 불태웠다

그리스 산불. AFP 연합뉴스

11일째 불타오르고 있는 그리스 산불이 유럽연합(EU) 관측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그리스 동북부에서 시작된 산불로 현재까지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810㎢가 소실됐다. 미국 뉴욕시보다 더 큰 면적이 불타 없어진 것이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이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현재 화재 진압용 항공기 11대와 소방관 407명이 동원돼 산불 진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기후변화 때문에 산불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산불이 휩쓴 동북부 에브로스의 다디아 국립공원이 검은대머리수리 등의 희귀 조류 군락지로 유명해, 피해가 더욱 확산할 조짐이다.

EU는 그리스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다른 회원국에도 소방 항공기 24대·헬리콥터 4대 등을 요청했다. 또 향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2030년까지 소방 항공기 12대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도 구성하겠단 방침이다. 발라즈 우즈바리 EU 집행위 대변인은 "산불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회원국들이 더 많이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