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는 취직안되잖아요”… 로스쿨 응시자 80%가 ‘문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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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15년을 맞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최근 '열풍' 수준의 인기를 보이고 있다.
'고소득 전문직'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회·상경·인문계열 전공자들에게 로스쿨이 '계층 상승'의 최대 희망으로 나타난 것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다른 입시생은 "당분간 문과생들 사이에서는 로스쿨 인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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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계열 전공자 몰려
재수생 응시 비율도 40%대
“대기업 입사해도 승진 불리
변호사 취득해야 기회 커져”
합격해도 변시에만 매달려
“사법시험 폐지 취지가 무색”
글·사진 =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
도입 15년을 맞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최근 ‘열풍’ 수준의 인기를 보이고 있다. ‘고소득 전문직’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사회·상경·인문계열 전공자들에게 로스쿨이 ‘계층 상승’의 최대 희망으로 나타난 것이다. 로스쿨이 우수한 문과 계열 학생들의 ‘블랙홀’이 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인재 쏠림 현상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24일 ‘2024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공동입학설명회’는 학생은 물론 학부모까지 몰리면서 큰 관심이 쏠렸다. 학교별 부스마다 긴 줄이 생기면서 참가자들은 번호표를 받았고, 일부 학교는 조기에 상담을 마감하기도 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입시생은 “올해 역대 최다 인원이 로스쿨에 응시했다고 들어 불안한 마음에 상담을 받으러 왔다”며 “막상 오니 수험생이 생각보다 더 많아 긴장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부모님을 대동한 다른 입시생은 “여러 학교를 알아보기 위해 부모님까지 같이 왔다”고 언급했다.
로스쿨 준비생들은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기회와 한 번 합격하면 평생 유지되는 변호사 자격증을 진학 이유로 주로 꼽았다. 입시생 정모(27) 씨는 “공무원은 급여가 너무 낮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문과 출신들이 대기업에서 오랜 기간 살아남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며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여러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다른 입시생은 “당분간 문과생들 사이에서는 로스쿨 인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로스쿨 응시자와 합격자 중 문과 계열 전공자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로스쿨 응시자는 한때 감소 추세까지 보이다가 지난 2017학년도에 증가세로 돌아선 뒤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달에 시험을 치른 2024학년도 응시자는 1만7360명으로 2017학년도 응시자 8838명보다 무려 96.4% 증가했다.
로스쿨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설명회 현장에선 로스쿨의 ‘학원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로스쿨에 붙어도 학생들은 50% 남짓한 변호사 시험 합격을 위해 또 다른 입시 공부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학생들이 변호사 시험 학원까지 다니기 때문에 로스쿨 차원에서도 변호사 시험 합격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기존 사법시험의 폐단을 개선하고자 도입한 로스쿨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한 지방의 법전원 교수는 “정보기술(IT), 특허, 군사 등 다양한 분야의 법 공부를 통해 여러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법조인을 양성하는 것이 로스쿨 제도의 취지”라며 “현 시스템에선 로스쿨이 송사(訟事) 분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로스쿨 간의 양극화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수도권 로스쿨 입학을 지망하는 한 입시생은 “당초 로스쿨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리트·LEET) 성적에 맞춰서 진학할 생각이었지만, 갈 수 있는 로스쿨의 변시 합격률을 보고 재수를 결심했다”고 했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리트 응시자 중 재시(리트 2회 응시) 이상에 해당되는 인원은 40.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일부 로스쿨 중 변시 합격률이 저조하거나 교수진 등 인프라가 부족한 곳은 입시생들 사이에서 이미 소문이 나 기피 대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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