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특수 글쎄… 명동 거리에 중국어 안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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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요? 기대했던 만큼 오지 않고, 지갑도 잘 열지 않네요. 일본, 유럽에서 온 관광객이 더 많아요."
10년 넘게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모(여·54) 씨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 이후 최근 2개월 동안 명동을 찾는 외국인 손님이 늘어나긴 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10명 중에 1∼2명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에 분주했던 명동 상인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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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유럽서 온 관광객 더 많아”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요? 기대했던 만큼 오지 않고, 지갑도 잘 열지 않네요. 일본, 유럽에서 온 관광객이 더 많아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10년 넘게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모(여·54) 씨는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화) 이후 최근 2개월 동안 명동을 찾는 외국인 손님이 늘어나긴 했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10명 중에 1∼2명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명동 거리는 평일이고 강한 빗줄기까지 쏟아졌는데도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중국인 단체 관광객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거리 곳곳에 배치된 통역 자원봉사자들도 중국어보다는 영어, 일본어 지원에 더 바쁜 모습이었다. 10일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6년 5개월 만에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며 유커 귀환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현장의 모습은 사뭇 달라 보였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에 분주했던 명동 상인들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45) 씨는 “중국인들이 많이 올 것을 기대해 중국어 전단지와 간판을 따로 제작해서 배치했는데 기대만큼 오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54만 명으로 지난해(7만 명)보다는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80만 명)과 비교하면 80%가량 급감한 상태다.
이런 배경에는 중국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 중국인들의 소비 심리 위축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부동산발(發) 경기 침체로 중국인의 소비 여력이 줄어 해외여행을 망설이는 추세”라며 “여기에 우리나라 물가가 올해 크게 올라 화장품, 의류 등 국산품의 가격 이점도 약해진 탓에 중국인들이 예전처럼 사재기나 싹쓸이 구매를 하지 않고 꼭 필요한 제품만 선별해 구매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명동 거리에서 만난 중국인 이팡(여·22) 씨는 “요즘 중국 취업 시장이 굉장히 안 좋다”며 “제 주변 친구들만 해도 방학 때 해외로 여행을 나가기보단 집에서 공부하거나 취업 준비하기에 바쁘다”고 전했다. 6월 기준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드래곤트레일인터내셔널이 4월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인 응답자 58%가 “올해 해외여행 계획이 없거나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만 여행업계는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국경절이 겹치는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에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업계 관계자는 “단체여행 규제가 풀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 막 유커들이 돌아오는 단계”라며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는 단체 관광객이 본격적으로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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