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기업 대거 인수"…中과 밀월 이어나가는 골드만삭스

장서우 2023. 8. 3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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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IC 자금 활용해 美·英 기업 사들여
트럼프 방중 때 조성된 협력 펀드 활용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골드만삭스가 중국 국부펀드 자금을 활용해 다수의 미국과 영국 기업을 사들였다. 미‧중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압박이 거세진 와중에도 상당한 규모의 ‘차이나머니’가 서방 세계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미 산업 협력 파트너십 펀드(China-US Industrial Cooperation Partnership Fund)’ 자금을 활용해 7건의 기업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들이 인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FT는 “글로벌 공급망을 추적하는 스타트업, 약물 검사‧진단 업체,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자문 컨설팅회사, 인공지능(AI)‧드론‧전기차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시스템 제조업체 등이 해당된다”고 전했다.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의 중‧미 산업 협력 파트너십 펀드(이하 파트너십 펀드)는 골드만삭스가 2017년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와 함께 조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방중 기간 성사된 거래였다.

2007년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섹을 모델로 만들어진 CIC의 자산 규모는 2021년 말 기준 1조3500억달러(약 1783조원)에 달한다. 포트폴리오의 절반가량이 사모펀드(PEF)와 같은 대체 자산에 투자됐다. CIC는 파트너십 펀드의 LP자문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PEF 업계에서 LP자문위는 직접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진 않지만, 그 과정에서 자문을 구하는 주요 투자자 그룹을 통칭한다.

당시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중국 자본을 미국 기업에 투자하게 해 미‧중 무역 불균형에 대한 미 정부의 우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CIC는 이 펀드의 앵커투자자(초기 핵심 투자자)로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후 미‧중 관계는 급격하게 경색됐지만, 골드만삭스는 파트너십 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2021년에 4건, 2022년에 1건의 투자가 이 펀드를 통해 이뤄졌다. 시프라임(클라우드 컴퓨팅 자문), 파렉셀(약물 검사), 프로젝트44(공급망 추적 스타트업), 앱토스(소매업 기술 전문 회사), 비주얼컴포트(조명), 보이드코퍼레이션(냉각 솔루션) 등 여러 기업이 파트너십 펀드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

특히 이 중에는 영국 로이드인증원(LRQA)도 포함됐는데, LRQA는 항공‧국방‧에너지‧의료 등 기간 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한 검사‧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LRQA는 자회사인 네티튜드(Nettitude)를 통해 사이버 보안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네티튜드는 ‘윤리적 해킹(악성 해킹을 사전예방하려는 목적으로, 프로그램의 취약성 평가를 위해 행해지는 해킹)’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영국 정부의 승인을 얻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LRQA 측은 골드만삭스가 관리하고 있는 다른 민간 펀드들과 공동 투자한 건인 만큼 중국 정부의 입김은 비교적 작다고 반박했다. LRQA 대변인은 “중국은 글로벌 인증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중국에서 과소대표되고 있다. 이것이 (골드만삭스와 CIC가 조성한) 펀드의 도움을 받으려는 이유”라며 “네티튜드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 않고, 할 계획도 없으며, CIC와 어떤 관련도 없다”고 해명했다. 

골드만삭스도 “파트너십 펀드는 미국의 관리자에 의해 모든 법과 규정을 준수해 관리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대응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과 비교적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데이비드 솔로몬 CEO(사진)는 지난 3월에도 CIC의 펑춘 회장과 치빈 부사장을 만났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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