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日 오염수 우려하는 국민 미개한 사람 취급…사죄해야”
“해병사망사건 은폐 의혹 특검 통해 진상규명”
[헤럴드경제=이세진·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논란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국민을 대리해야 할 대통령이 마치 왕이 된 것처럼 국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있다. 심지어 국민들에게 선전포고를 했다”고 30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에서 ‘1+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과 싸울 수 밖에 없다’고 했는데, 이는 결국 국민 통합해야 할 대통령이 오염수에 우려를 표하는 국민의 정당한 목소리를 셈도 잘 못하는 미개한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싸우겠다고 선포한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어민들은 지금 바다에 나가는 게 공동묘지에 가는 것 같다고 말한다. 국민들의 우려는 100이 아니라 1000, 1만을 넘어 부지기수로 가고 있다”며 “핵오염수 투기를 용인하고 막기는커녕 두둔만 해온 윤석열 정부가 스스로 만들어낸 현상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앞으로 일본의 핵오염수 투기가 30년 간 계속될지 300년 간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국토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 대표로서 당당하게 일본에 오염수 투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 피해에 대해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어민과 수산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체계적 점검 시스템을 포함해 필요조치를 신속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마음 놓고 수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지금이라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국민은 대통령이 싸워야 할 상대 아니라 존중해야 할 주권자요, 주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어제 대전 현충원 홍범도 장군 묘역을 참배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육사 뿐 아니라 국방부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도 철거한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국방부와 보훈처가 나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워버리는 만행에 앞장서고 있으니 이것이 매국행위가 아니고 대체 무엇이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도 한때 남로당원이었는데, 전국에 있는 박정희 흉상을 다 철거할 것이냐. 독립 영웅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해서 윤석열 정권이 얻을 이익이 대체 무엇이냐”며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삶”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카시가 다시 무덤에서 살아돌아온 것 같다. AI 시대의 대한민국에 철 지난 색깔론, 반공 이데올로기가 대체 웬말인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몰역사적이고 반헌법적인 폭거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이 대표는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대통령실 개입 의혹에 대해 언급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제출한 진술서에 수사 외압의 배경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며 “국방부 장관이 결재까지 한 결과 뒤집고 수사단장에게 항명수괴죄란 해괴한 죄를 뒤집어씌워야 했던 보이지 않는 힘, 그게 바로 대통령이었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청년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가 국가의 잘못으로 하루아침에 목숨 잃었다”며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엄명해도 부족할 판에 이미 수사단이 조사한 결과를 뒤집고 그 결과를 숨기라고 지시했다면 이건 명백한 직권남용의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해 직접 답해야 한다”며 “우리 민주당은 해병사망사건의 진상은 물론, 은폐하려고 한 의혹에 대해서도 특검을 통해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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