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 '물난리' 中, 서북내륙은 혹심한 가뭄…농경지 19억㎡ 피해

박종국 2023. 8. 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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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중국 동북 지방이 폭우 피해를 겪은 가운데 서북 내륙 지방은 수개월째 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계면신문 등 현지 매체가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신장과 네이멍구, 간쑤, 칭하이, 닝샤 등 서북 지역 5개 성(省)·자치구 일대 누적 강수량이 25㎜이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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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쑤 등 5개 지역 3개월 강우량 25㎜ 그쳐…경제 손실 3천900억원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중국 동북 지방이 폭우 피해를 겪은 가운데 서북 내륙 지방은 수개월째 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계면신문 등 현지 매체가 30일 보도했다.

거북등처럼 갈라진 중국 북서지역 농경지 [계면신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신장과 네이멍구, 간쑤, 칭하이, 닝샤 등 서북 지역 5개 성(省)·자치구 일대 누적 강수량이 25㎜이하에 그쳤다.

이는 평년 같은 기간 강우량보다 25% 이상 적은 것이며, 신장 중동부와 분지 지역, 네이멍구 서부 등지는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간쑤성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관내 10개 시 31개 현의 주민 90만2천명과 가축 1만4천300마리가 식수난을 겪고 있다.

또 농경지 19억1천200만㎡가 가뭄 피해를 봤으며, 이 중 11억5천300만㎡는 수확이 불가능해 직접적인 경제 손실이 21억4천500만위안(약 3천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간쑤성 진창시에서 267만㎡의 농경지를 경작하는 판청칭은 "결실기를 맞은 옥수수가 수분 부족으로 시들고 있다"며 "올해 수확량은 예년보다 60∼70%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4년 동안 줄곧 옥수수를 재배했는데 올해 같은 가뭄은 처음"이라며 "농업용수는 고사하고 식수도 부족한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멍구도 사정이 비슷해 인력 65만 명과 장비 23만 대가 투입돼 가뭄 극복에 나서고 있으며 식수차 3만6천대가 동원돼 2만6천여 명의 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칭하이에서도 3천200명의 인력과 300여 대의 차량이 동원돼 가뭄 극복에 나서고 있다.

중국 수리부는 지난 14일 네이멍구, 간쑤, 칭하이, 닝샤 등 4개 지역에 대해 가뭄 방어 4단계 비상 대응 경보를 발령하고, 전문가들을 현지에 파견해 가뭄 극복 작업을 지도하고 있다.

가뭄으로 말라 죽어 가는 간쑤성 진창시의 옥수수 [CC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또 국가 홍수방지 및 가뭄대책 총지휘부 판공실과 비상관리부는 지난 28일 북서 지역 가뭄 극복과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식수 및 농업용수 확보와 용수 공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곳곳에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상 전문가 왕웨이웨는 "앞으로 10일 이내에 가뭄을 해갈할 비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북서지역 가뭄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태풍 독수리가 북상하면서 집중호우가 쏟아져 베이징과 허베이, 동북 지역에서 적어도 111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517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전국 식량 생산의 약 25%를 차지하는 동북 곡창지대와 중국 최대 밀 생산지인 허난성 일대 농경지가 침수돼 식량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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