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교사 피습' 20대, 범행 전 학교 찾고 폰번호만 3번 바꿨다

대전 대덕구 한 고등학교에서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20대 A 씨가 지난 5일 오후 대전지방법원에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대전일보DB

'대전 교사 피습사건' 피의자 20대 남성이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범행 전 장기간 피해자 근무지를 탐문하거나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검 전담수사팀(조석규 형사3부장)는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A(27)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일 오전 10시쯤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 B(49) 씨에게 10여 차례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범행 2시간 17분여 만인 낮 12시 20분쯤 중구 유천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사건 현장에서 7-8㎞ 떨어진 곳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모교 교사들의 근무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비공개 설정'된 피해자 B 씨의 근무지를 다른 교사에게 물어보거나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뒤 전화해 물어보며 파악했다.

이 같은 통화내역을 은폐하고자 지난해 11월쯤부터 올해 7월 20일까지 휴대전화 번호를 세 차례 바꾸고 기기를 초기화하기도 했다.

검찰은 A 씨가 통신자료와 인터넷 사용기록을 사전 폐기·삭제해 자신에 대한 추적을 차단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

A 씨는 학교 홈페이지에서 학사일정을 확인해 방학식 직전인 지난 7월 14일 흉기를 소지한 채 피해자를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자, 개학식 이튿날인 이달 4일 다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B 씨를 비롯한 다수의 교사와 동급생으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A 씨 가족들과 관련 참고인 조사, 학교 생활기록부, 피고인에 대한 진료기록 분석, 임상심리분석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이는 A 씨의 피해망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대전 소재 정신과의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고, 의사에게 입원치료를 권유받았지만 이를 거절하고 추가적인 치료를 받지 않았다.

검찰은 A 씨의 재범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나오면서 재범 방지를 위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청구한 상태다.

또 A 씨가 앓고 있는 정신질환이 범행 동기로 작용했을 뿐, 범죄행위 자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워 심신장애로 인한 감경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A 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일상을 위협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흉기 난동 등 이상동기 강력범죄, 살인예고 등 모방범죄에 대해서 앞으로도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