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동성 커플 결혼식 하객 200명 체포

손우성 기자 2023. 8. 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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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동성 커플 결혼식 하객 200명 체포
우간다에선 동성 성관계 사형 법안 적용 첫 기소
우간다 남부 엔테베에서 2014년 8월 열린 성소수자(LGBTQ) 행사에 참여한 한 남성이 “몇몇 우간다인은 게이다. 극복해내자”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얼굴에 붙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동성애자 탄압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선 동성 커플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이 무더기로 체포됐고, 우간다에선 동성 간 일부 성관계에 대해 최대 사형에 처하도록 하는 법을 적용한 첫 기소 사례가 나왔다.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남부 델타주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동성 커플 결혼식 하객 200명 이상을 체포했다”며 “이 가운데 67명을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서구 세계를 흉내 내선 안 된다. 여기는 나이지리아이고, 모두가 이곳 문화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CNN은 “나이지리아가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최근 몇 년간 벌인 체포 작전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는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동성 커플 결혼에 대해선 최대 14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여기에 무분별한 동성애자 낙인찍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날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델타주 경찰은 체포한 사람들의 얼굴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냈다. CNN에 따르면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다”라고 소리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우간다에선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던 ‘2023년 동성애 반대 법안’을 적용한 첫 기소 사례가 나왔다. 우간다 정부는 지난 5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성행위, 미성년자 대상 성행위 등을 ‘악질 동성애 성관계’로 규정하고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간다 검찰은 지난 18일 장애가 있는 41세 남성과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21세 남성을 재판에 넘겼다. NYT는 “우간다는 지금까지 동성애를 불법으로 여기고 강력하게 처벌해왔다”면서 “최근에 만들어진 법은 훨씬 더 가혹하고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간다의 성소수자 탄압은 법안 제정 이후 더욱 심해졌다. 우간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17명이 경찰에 체포됐고, 53명이 성 정체성을 이유로 임대 건물에서 쫓겨났다. 47명은 물리적인 폭행을 당했거나 살해 위협을 받았다.

우간다 대표 인권운동가인 프랭크 무기샤는 NYT에 “동성애자 상당수가 공공장소 방문을 꺼리고 있고, 일부는 이미 우간다를 떠났다”며 국제사회 관심을 호소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성명을 내고 “마녀사냥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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