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남부 탈환전 격화…러 반격에 근접전 "전장 대혼란"
우크라 "드론 하루 40대씩 잃어"…미, 3천300억원 우크라 추가 지원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우크라이나가 남부 자포리자주 요충지인 로보티네를 탈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남부 전선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철통같은 방어선에 막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던 우크라이나군은 기세를 몰아 자포리자주의 도로·철도 수송의 허브인 토크마크를 향해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반격을 시도하면서 대혼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크마크는 러시아가 자포리자주에서 점령 중인 최대 도시 멜리토폴 공략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군이 멜리토폴을 탈환하면 크림반도 북부에서 돈바스까지 이어지는 러시아 남부 점령지를 둘로 나누는 전략적 승리를 거둘 수 있다.
CNN에 따르면 전투의 대부분은 로보티네 마을 남쪽과 동쪽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좁은 지역에서 근접 전투가 이어지면서 대혼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제46 공수 여단의 병사들이 이용하는 비공식 텔레그램 채널은 러시아가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로보티네에서 인근 베르보베까지 좁은 지역에 많은 수의 우크라이나(부대)와 적(러시아)의 부대가 있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채널은 28일 밤 "적이 반격에 실패한 뒤 재정비해 네스테랸카-노보프로코피우카 지역에서 더 강하게 공격해왔다. 양측 모두 손실을 본 격렬한 전투였다"고 했다.
이어 29일에는 "베르보베 방향으로 진전이 있다"면서 "어제 우크라이나군이 몇몇 러시아 진지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보프로코피우카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반격에 나섰고 "전투 없이 자신들의 진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채널은 전했다.
양측은 모두 드론을 띄워 상대 진지의 동향을 정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하루 평균 약 40~45대의 정찰 드론을 잃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론 활용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꿔놨다"면서 "가능한 한 많은 드론을 (군에)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까지 2만2천대가 넘는 공격용 드론 계약을 했으며 약 1만5천대가 이미 우크라이나군에 인도됐다"고 말했다.
제46 공수 여단의 한 병사는 "누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르고, 확실한 방어선이나 연락선이 없기 때문에 노보다니리우카-로보티네-베르보베 지역을 농담으로 '오류의 삼각지'(triangle of errors)라고 부른다"면서 "완전한 혼돈 상태"라고 CNN에 말했다.
남부 지역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인 나탈리야 후메뉴크는 29일 "자포리자 지역에서 직접 교전 수준에서 매우 소모적인 전투 등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전투를 "적과 직접 대면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또 병력이 전진하면 러시아군이 "뚫린 방어선을 강화할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 부대들이 항공 및 포병의 지원을 받아 베르보베 마을 인근에서 우크라이나군 제46 공수 여단의 두 차례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CNN은 양측의 주장을 확인할 수 없지만 영상 자료에 따르면 지난 며칠간 이 지역에 집중적인 포격이 있었고 마을들이 파괴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1차 방어선의 일부를 뚫은 뒤 러시아가 이 지역에 새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2억5천만달러(약 3천3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추가로 지원되는 무기와 장비에 방공 미사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로켓포,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시스템과 로켓, 소형화기 탄환, 지뢰 제거 장비가 포함된다고 29일 밝혔다.
또 구급차 예비용 부품, 서비스, 훈련 등도 제공한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이 전쟁을 시작했고 우크라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잔인한 공격을 중단함으로써 언제든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면서 "그렇게 할 때까지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들은 필요한 만큼 우크라이나와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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