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커서 왕 좋아요” 빅사이즈에 빠진 MZ [김민주의 MZ 트렌드]

유통가에 ‘거거익선’ 유행이 번지고 있다. 거거익선(巨巨益善)은 크면 클수록 좋다는 뜻이다. 기존 인기 제품의 용량과 크기를 몇 배로 키워 펀슈머(Fun+Consumer,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뜻하는 합성어)인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트렌드에 올라타려는 업체의 행렬로 편의점과 마트, 카페에선 점보 사이즈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롯데 '빅 사이즈 초코파이'/사진=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는 기존 초코파이의 크기를 키운 ‘빅 사이즈 초코파이’를 출시했다. 초코파이 개당 중량은 40g으로 증량, 마시멜로 함량도 12%나 늘렸다. 현재 주 소비층인 중년에 머물지 않고 1020 잘파세대까지 타겟으로 확대하기 위해 제품 리뉴얼을 진행한 것이다.

스타벅스 음료의 톨 사이즈(좌측)와 트렌타 사이즈/사진=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 코리아도 지난달부터 대용량 사이즈인 트렌타를 추가 확대 운영하고 있다. 트렌타 음료는 출시 첫날부터 화제를 모으더니 약 3주 만에 판매량 누적 60만 잔을 기록했다. 스타벅스는 폭발적인 반응에 15일부터 기존 3종에 한정되어 있던 트렌타 사이즈 메뉴에 아이스 커피를 추가했다.

넷플릭스 점보 팝콘(좌측), 팔도 점보 도시락(우측)/사진=GS리테일

트렌드에 발 빠른 편의점도 앞다퉈 대용량 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GS25는 일반 팝콘보다 약 8배 큰 점보 팝콘에 이어 1.2m, 중량 4kg 초대형 크기의 ‘넷플릭스인간팝콘’을 이벤트성으로 한정 출시했다.
 
세숫대야 크기만 한 GS25의 ‘팔도 점보도시락 라면’과 CU가 만든 대용량 ‘이웃집 통통이 대형 약과 쿠키’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분류된다. 기존 팔도도시락보다 용량을 8.5배 키운 점보도시락은 SNS에서 인기를 얻고 품귀현상을 빚으며 중고마켓에서 3배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약과 쿠키 역시 초도 물량 10만 개가 출시 후 5일 만에 모두 판매됐다.

야쿠르트 그랜드/사진=hy

hy의 대용량발효유브랜드 ‘야쿠르트그랜드’도 2015년 출시후아직큰인기를끌고있다. 이제품의용량은 280ml기존제품보다 4배이상크다. 출시당시 SNS를 통해입소문이나며하루평균 7만 병씩팔렸고, 첫해누적판매량도1500만병이넘었다. 지난 6월말기준누적판매량은 1억병을돌파했다.
 
이와같은대용량트렌드는고물가시대에가성비를추구하는소비자가늘어난가운데, SNS에 올릴만한인스타그래머블제품들을선호하는젊은층의성향이맞물린것으로풀이된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